어느 날 임금님이 정원에 나가 보았더니 꽃과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임금님은 왜 그렇게 시들어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참나무는 전나무처럼 키도 크지 못하고 멋지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전나무는 포도나무처럼 좋은 열매도 못 맺으니 죽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습니다. 포도나무는 장미꽃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임금님은 생각에 잠겨 정원을 거닐었습니다. 그러다가 길 옆에 핀 자그마한 제비꽃에 눈길이 갔습니다. 제비꽃은 그 작은 보랏빛 꽃잎을 뽐내며 생기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임금님은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물었습니다. 모두가 다 죽어 가는데 왜 너만은 그리 생생하게 살고 있느냐고, 그러자 제비꽃은 말합니다. “임금님께서 저를 여기에 심으신 것은 제가 잘 자라서 꽃피기를 원하시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 키가 작고 예쁘지는 않아도 꽃을 열심히 피워서 임금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저도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비꽃의 기쁨, 즉 ‘나다움’의 비결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무엇이 나를 나 답게 만드는 핵심일까요?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세상만사 정답을 찾아 달달 외우고 익히고 정답의 논리를 내 것으로 우겨 넣는 작업은 나의 나다움을 파괴하고 시스템이 요구하는 사고방식에 나를 끼워 넣는 일의 반복입니다. 나를 서서히 파괴하고 없애는 소멸의 과정입니다. 질문하는 능력은 내 안에 꿈틀거리는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힘을 조금씩 길러 줍니다. 제비꽃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임금님이 내게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생각하는 삶은 캐묻고 질문하는 습관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만사를 어린아이와 같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수함으로부터 나다움은 시작하는 법입니다.

모두가 그럴 듯하다 여기는 집단적 사고방식의 익숙함을 깨부수고 낯설고 두렵고 이방인 취급받는다 해도 나만의 고유한 시선,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쏟아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이런 힘이 일류국가를 만드는 저력이고, 위대한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입니다. 생명력 가득한 삶은 누구나 추구하는 것을 따라하는 일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진정한 나의 향기, 나다움, 내 안의 꿈틀거리는 진정한 나를 밖으로 끄집어 내는 용기로부터 시작합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생명 가득한 하루를 결심하는 그대에게 큰 박수를 드립니다.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