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단체장의 ‘우리 고장은 지금’

오도창영양군수
오도창 영양군수

경상북도를 동서로 연결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지난 2016년 12월 23일 개통했다. 2조7천500억 원을 들여 착공 7년만에 왕복 4차로 107.6㎞의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준공되면서 당진∼대전∼세종∼상주∼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애초의 장밋빛 기대와 달리 안동을 비롯해 의성, 청송, 영덕, 울진 등 인근 지역이 관광객과 유동인구 증가로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음에도 영양지역은 여전히 교통 오지로 남아 발전의 전기를 잡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체 접속 도로 미개설과 소재지와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이어서 영양에서 가장 가까운 동청송·영양IC 진입에 30분이 걸리는 등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BYC라는 이름의 봉화·영양·청송 지역 중에서도 영양은 교통 인프라 확충이 절실함에도 여러 주변 상황으로 인해 도시의 낙후도가 급격히 진행돼 왔다. 영양군은 제대로 난 길도,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여겨지는 기차가 다닐 레일도 없다. 면적이 서울시보다 넓은데도 여전히 교통 인프라 구축은 요원한 상태다. 영양에서 서울까지 270여㎞(영양군청∼서울 나들목 기준), 경북도청사(안동)까지 90㎞로, 이웃 청송에 비해 수도권의 주요 도시와의 직선거리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제 운행거리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30여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수도권이나 주요 대도시를 가야할 경우 직접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어서 서울의 경우 동청송영양IC를 통한 상주~영덕 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을 경유, 중앙고속도를 봉화의 현동면과 태백방면의 경우에는 일월산 재를 넘어 영주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상황은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SOC(교통)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30분 내 고속도로 접근 가능지역은 약 70%로 조사됐다. 그러나 영양군은 직접 접근 가능한 고속도로가 없으며 전국의 고속도로망이 거미줄처럼 얽힌 와중에도 영양지역만이 나홀로 구멍이 생긴 외딴 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나마 상주∼영덕 고속도로 준공으로 동해안 방면이나 충청 방면은 이전보다 접근성이 높아졌지만 수도권 방면은 여전히 접근성이 낮아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양군에서 교통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크게 국도 31호선 진보∼영양 16㎞의 4차로 확장과 상주∼영덕 고속도로 동청송영양나들목과 영양읍을 연결하는 접속도인 지방도 920호선 미개설 구간인 진보면 신촌리∼석보면 답곡리 3㎞ 개설공사의 조기 준공,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도로 선형 개량 등 세 가지다.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사업의 추진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영양군 영양읍 서부리의 구간 16㎞로 동청송·영양IC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자 추진하고 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 부족으로 중기계획에 미반영되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보면 신촌리∼석보면 답곡리 3㎞ 개설공사의 조기 준공 추진은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준공되었음에도 현실적으로 여전히 진보를 돌아가는 상황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동청송영양IC인 진보면 신촌리에서 석보면 답곡리까지 지방도 920호선 미개설 구간을 연결해 실질적인 고속도로 접근성을 높이고자 추진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도로 선형 개량 사업은 산지가 많은 지형으로 인해 주변 낙석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강구중이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낙석으로 도로지반 붕괴돼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우리 영양군은 교통 환경 개선 및 접근성 강화를 위해 경북도의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2021∼2025년) 계획에 선정돼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그동안 영양군이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 대부분이 교통망 확대에서 제외되는 이유는 교통영향평가분석의 영향이 가장 크다. 현 도로 이용 상황을 분석해 과부하가 예상되면 교통망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교통영향평가분석의 목적이라 변변한 연결도로 없이 전국에서 유일한 3무(無)지역(4차로, 고속도로, 철도) 자치단체인 영양군으로서는 외부인의 방문이 적은 것은 당연한 이치라 매번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것은 중앙정부에서 판단하는 경제적 타당성에 비춰 국가적 SOC 건설에 있어서 타 지역과 동일한 기준 잣대로 판단함으로써 경북 북부 권역에는 수혜를 볼 수 없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

국토 균형발전과 생존권 차원의 보장이라는 측면은 제쳐두고 경제성으로만 정책을 판단한다면 영양군과 같은 낙후 지역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보편적인 교통 인프라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교통 인프라는 좁게는 지방자치단체, 넓게는 한 국가의 입장에서 물류의 흐름을 관통하는 중요한 혈관 같은 존재이다. 혈관의 막힘은 그 지역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흐름을 정체시킴으로써 모든 지역을 고사시켜 버린다. 그만큼 교통 인프라 구축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되고 소외되는 경우엔 쇠락의 길로 이끌어 낙후를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민선 7기 영양군에서는 곳곳에 막힌 흐름을 뚫고자 도로 개설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 사통팔달의 경북의 중심으로 도약하고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영양 곳곳을 외부와 이어주고 만나는 도로의 개통으로 ‘사람과 물자가 몰리는 영양, 가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사통팔달 영양’을 그려보며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