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 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모건스탠리는 그들이 만든 세계 최대의 주식 인덱스인 MSCI에 중국의 편입을 보류했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유사시 증시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규제를 했었고, 중국기업들도 지배구조 및 불투명한 회계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MSCI는 중국의 비중을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해소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 완화될 것이고, 이로 인해 적정가치에 비해 할인되어 거래되던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MSCI는 패시브 인덱스지만 지금은 포트폴리오 효과보다 차라리 중국 모멘텀을 보는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점, 또 빅데이터 서비스, 맞춤형 헬스케어 등 신경제 사업의 경우 규모가 있는 시장을 가진 중국이 월등히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 증시의 또 다른 문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었는데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해외펀드 투자한도가 2배로 상향조정되는 등 외국인 투자비중도 확대되어 향후 증시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만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MSCI는 올 5월, 8월, 11월에 신흥국 지수 편입비중을 재조정하는데 여기서 한국증시는 중국, 사우디에 점유율을 뺏긴다. 이로 인해 우리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가 20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지난 10년간 코스피(KOSPI)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연간 10조원을 넘긴 적이 없음을 감안할 때 상당한 매물부담으로 보인다.

최근 원화가치에도 약세의 조짐이 나타나며 한국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물론 세계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불안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달러의 주요통화대비 강세보다 원화의 약세가 더 두드러진다는 것은 한국 고유의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먼저 달러박스였던 반도체 및 화학제품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또 한국의 수출산업 경쟁력이 흔들리는 점도 우려됐다. 과거 원화가 약세로 가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생겨 더 많은 달러를 벌어 와 환율이 진정됐는데 그런 메커니즘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한편 최근 북-미 대화 중단으로 인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한국의 국가위험(CDS premium)에는 별 변동이 없었다. 단,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에 대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것 같았으면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김정은은 이미 핵의 단맛도 보았다. 핵을 통해 미국 대통령을 몇 번이나 불러 낼 수 있고, 중국도 북한에 급관심을 보였다. 트럼프는 한국과 중국에 핵 폐기 비용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북한에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남북경협이 되면 좋겠지만 자칫 독일처럼 통일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우려되는데 이는 한국의 통화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외국인들 중 일부는 우리 정부의 초과세수를 지적한다. 세금을 많이 걷는다는 것은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더욱이 현 정부가 세금을 제대로 쓴 적이 없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이야기하고, 광주형 일자리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이로 인한 재정 부실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한국 개별적인 문제로 인해 원화의 추세적인 약세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한국인 입장에서 투자자산을 해외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가 불안하므로 달러에 관심을 갖자. 달러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달러 선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후 점차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 오는 것을 확인하며 위안화 자산으로 이동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