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녀석의 행동이 갑자기 이상하다. 태어난 지 열다섯 달 된 유아다. 큰방에서 한잠 자고나서 이것저것 분탕 치며 잘 놀았다. 이를테면, 할머니의 묵주를 두 개씩이나 목에 스스로 걸었다 벗었다 하며 논다든가, 제 용품이 들어있어 제법 무거운 작은 아기배낭을 등에 메고 안방, 마루, 건넌방, 주방을 종횡무진 오가며 신난다든가,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다 집어 난장판을 만들며 잘도 놀았다. 한데 해질 무렵이 되자 별안간 한손에 차키를 들고, 다른 손으로 제 아빠 가방을 끌며 “아빠, 아빠 ~~” 라고 말하며 아빠에게 가져가는 게 아닌가. 또, 벗어놓은 아빠의 옷도 끌어다 주며 역시 급한 목소리로 “아빠, 아빠 ~~” 하며 무언가 보챈다. 나는 휴대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녀석이 아빠 옷을 가져다 아빠 손
칼럼
등록일 2018.11.01
게재일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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