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목자 없는 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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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8.09   게재일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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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길수<bR>수필가  
▲ 강길수
수필가

얼마 전 성당 미사 때 들은 복음(福音)에서,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란 구절이 저절로 마음에 와 닿았다. 돌아오며 왜 그 말이 가슴에 파고들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현 우리 국가사회의 모습이 그와 닮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기후변화나 국제정치상황을 볼 때, 지구촌도 예외는 아니다 싶었다. 진정한 목자가 없는 시대를 우리는, 지구촌은 살고 있다는 추론이 마음을 자욱한 안개 속으로 밀쳐댔다.

예수그리스도는 자기를 따르는 많은 군중을 보고 ‘목자 없는 양들’ 같이 가엾은 마음이 들었단다. 하여, 많은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주고 끼니때가 되자, 유명한 오병이어(五餠二漁) 표징(表徵)을 베풀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양들이란 산양같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양이 아니라, 목자의 보호아래 길러지는 양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시의 목축은 오늘날처럼 기업의 형태가 아니라, 가업(家業)의 형태였음을 성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가업이란 가족의 생업이며, 생업은 가족의 생사가 걸린 일이다.

목축생업에서 ‘목자 없는 양들’이 처한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목자 곧, 양치기가 없는 양들은 우선, 위험에 노출된다. 보호자가 없으니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다음으로, 어디로 가야 먹을 풀밭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길들여진 양들은 먼 곳에 있는 풀을 스스로 알아낼 수 없을 터다. 끝으로, 구심점을 잃어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늘 풀밭을 안내하고 보호해 주던 목자가 없으니, 양들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이리저리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환경이 척박한 예수 시대 이스라엘의 목자들은, 어쩌면 목숨을 걸고 양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야생의 포식동물로부터 양들을 지켜야 하며, 양들이 먹을 물도 찾아야 하고, 무엇보다 양들이 뜯어먹을 풀밭을 알고 있어야 했으리라. 또 풀과 물을 찾아 많은 양들을 데리고, 광야를 떠돌아다녀야 하는 유목민 삶을 견디고 이겨내야 했을 것이다. 유목민에 있어 가축은 바로 가족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기에 목자의 역할이 크고 중요한 것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의 국가도 속을 들여다보면, 유목민의 목자와 양들 관계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현대 선거제도하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목자들은 누구일까. 넓게 보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뿐 아니라, 언론기관도 포함되어야 한다. 나라일꾼을 뽑는 여러 선거에서 여론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좁게 본다면, 당연히 정부가 목자에 해당되리라.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이 국민의 자유, 권리, 의무, 재산 등 삶의 질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생명까지 좌우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목자에 해당하는 기관종사자들이 가져야할 기본 마음은 무엇일까. 바로 ‘목자의 마음’이리라. 끊임없이 양들을 돌보며 지키는 마음, 살아낼 물과 풀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마음, 앞날을 위해 때로는 양들이 따르기 힘든 길도 마다 않고 이끌어가는 굳센 마음 등일 것이다.

지난봄의 남북정상회담, 유월의 미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는 많은 국민들은 국가안보가 불안하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양떼 곧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북한정권이 진정 겨레와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다면 비핵화를 못할 이유와 명분이 그 어디에도 없다. 동족의 머리위에 가공할 핵무기와 화학무기, 생물학무기를 얹어놓은 상태로 북한정권이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운운하는 것은 기만이요, 어불성설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그 뒤에 숨은 목적이 6·25남침 때와 같이, 한국의 적화통일에 있다고 보는 것은 나라를 위한 지당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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