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신년음악회에 다녀온 친구가 동영상을 보내왔다. 뮤지컬배우 최정원이 활약한 대목을 꼭 보라는 당부와 함께. 얼마나 감동적인 무대였는지, 궁금증이 일었다.최정원은 10년 만에 초대를 받아서 왔다고 했다. 10년마다 불러주신다면, 10년 뒤 66세가 되는 해에 이곳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가 기다려진다며, 관객과 나눈 따뜻한 마음을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어 행복할 것 같단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그녀는 뮤지컬 ‘맘마미아’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인각사의 지붕과 삼국유사 서적의 모양을 형상화한 테마파크의 입구(가온문)를 통과하여 조금 걸으면, 거대한 신화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신화목은 환웅이 3천명의 무리를 이끌고 땅으로 내려왔던 태백산의 신단수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삼국유사를 주제로 하는 테마파크의 첫 장소이자 기이하고 환상적인 세상으로 들어가는 입구로서 매우 상징적이다. 일단 방문객들은 17미터나 되는 그 크기에서 한 번,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 공간스토리텔링에서 한 번 테마파크의 이미지를 마음에 새기게 된다.공간스토리텔링은 ‘스토리나 담화를 반영하여 공간의 가치를
얼마 전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가 한국의 저출산 인구 감소세가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렵 중세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경고를 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196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6.16명이었으나 불과 60여년 만에 0.7명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전국의 초중고교 가운데 입학생이 0로인 학교가 무려 2천138군데나 됐다. 학생이 없어 문닫는 학교도 급격히 늘었다.인구가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꼴찌의 출산율을 기록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많은 출산장려 정책을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저녁 KBS를 통해 신년 대담을 하며 국정구상을 밝힌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여권으로선 신년대담을 앞두고 초긴장상태다. 대담 내용과 이에 대한 여론 추이에 따라선, 신년대담이 국민소통보다는 불통 이미지를 더 굳히는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최대관심사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수위다. 윤 대통령은 대담 녹화 전 “어떤 질문이든 다 받겠다. 내 생각 그대로 솔직히 말하겠다”며, 예상 질문·답변지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 인생이고, 질과 양에는 삶의 가치관과 인생 방향에 맞는 선택과 도전이 있다. 질과 양을 높이는 것은 삶의 시선의 높이를 결정하는 일이고, 시선의 높이가 삶의 수준을 말한다. 미술관을 갔을 때와 가라오케를 갔을 때 어느 쪽이 편하고 즐거운가, 즐거운 쪽이 내 시선의 눈높이고 불편하고 불균형이면 내 눈 높이가 아닌 것이다.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것이고 공감이 즐거움과 행복을 생산한다. 정상을 향하여 가는 산행이나 내 삶의 목표를 향해 가는 인생길은 여러 가지
입춘에 즈음해 며칠째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메마른 대지에 비나 눈이 내리니 멀지 않아 봄날이 성큼 다가올 것만 같다.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있듯이, 촉촉하게 적셔진 땅 속에서는 인동의 뿌리가 꿈틀대며 새 생명의 물을 긷고 있을 듯하다. 길게만 여겨졌던 육중한 겨울날이 가녀린 비에 밀려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지만, 결코 만만하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꽃이 피고 잎이 돋는 걸 막으며 막바지 추위로 시샘도 할 것이다. 그래서 2월을 시샘달이라고 했던가.벌써 2월이라 이른 봄의 절기가 시작됐다. 숫자나 시
가오슝 시는 타이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타이완 남부에 있다. 아주 큰 컨테이너 항구를 가진 항구도시다.타이완에 대한 나의 기억은 무엇보다 조용한 나라라는 것이었다. 타이페이에 2박 3일 머물러 본 기억밖에 없으나, 그 차분함은 오래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거리의 가게 간판들은 번자체 한자여서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지하철의 규모나 운영 방식은 한국과 일본을 섞어 놓은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한국인, 일본인들과는 아주 다르게 느껴졌다. 몸에 배인, 일본인들과도 다른 차분함 같은 것이 있었다. 억눌려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면 큰 실
인구 수 5만5천 명의 예천군은 선거 때마다 지역구가 바뀌었다. 인구가 적다보니 인근 시·군과 합쳐야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다. 예천군은 1988년 소선구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문경·예천군이 중선거구제로 하나로 묶여 있었다. 이후 소선거구제가 되면서 점촌·문경시 선거구와 예천군 선거구가 분리됐다. 그러다가 1996년 15대 총선부터 예천은 다시 문경과 복합선거구가 됐다. 이후 16~19대까지 문경·예천은 한 선거구로 지속됐다.20대 총선 때는 다시 바뀌었다. 인구 상하한선을 정하는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경북은
1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재해로 규정한다. 중대재해특별법은 사고가 발생할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시행하며 영세 사업장의 부담을 우려해 5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 원 미만의 건설 현장에 주어진 2년간의 유예기간이 이제 끝났다. 정부의 대비에도
지난 1월 25일부터 26일까지 제1회 한국현대문학자대회가 개최됐다.이번 대회는 단순한 학술대회가 아니라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만든 것이다. 이것은 각자도생의 삶을 넘어서 새로운 학술제도 및 문화를 수립하겠다는 공동선언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 일반의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도 이번 대회에 작은 힘이나마 함께 하며 2주에 한 번씩 온라인 회의를 하는 강행군에 동참했다. 처음 줌 회의에 참석했을 때 참여자의 다수가 나보다 어린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대회 첫째 날 논평자로 대회장을 찾았다. 내가 논
평소 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던 저희 일행이 오랜 준비 끝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것은 지난 1월 15일 오전이었습니다. 그날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7도였는데요. 2시간여의 비행을 끝내고 나하 공항에 착륙했을 때, 활주로의 곳곳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1천200㎞가 떨어진 섬에 왔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풍경임에는 분명했습니다.비즈니스 호텔에 여장을 푼 일행은 오키나와의 역사를 상징하는 슈리성(首里城)으로 향했는데요. 슈리성은 1429년 오키나와 전체를
내가 국립국어원장으로 일하던 때였던 2006년, 당시 한국시인협회에 전국시인들이 고향 방언으로 창작한 시를 묶은 방언시집 출간을 요청하였다. 현대시 100주년인 2007년을 기념하는 차원이었다. 국립국어원의 뜻밖의 요청에 시인들은 놀라워하면서도 크게 반겼다. 반면 국어학 연구 교수들은 방언시집 발간이 국립국어원의 역할인가 의문의 눈초리를 보냈다. 강한 거부의사도 서슴치 않았다. 모 대학 교수는 국립국어원장이 표준어의 어문정책을 파괴하는 행위를 한다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원장 파면을 선동하는 글을 SNS에 올리
울릉도 눈 축제가 ‘가족·연인·친구와 함께하는 설(雪)렘 가득 울릉도 눈 체험’을 주제로 나리분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아쉬움을 남겼다.14년 만에 부활한 올해 눈 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개최된 부활 두 번째 눈 축제로 나리분지에 많은 눈이 쌓인 가운데 개막식에 눈까지 내려 의미를 더했다.하지만, 개막식에 200여 명이 참석해 분위기가 설렁했다. 이런 가운데 울릉군 공무원들의 열정, 많은 눈, 기획과 구성, 진행은 나름대로 작은 성공은 거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울릉도 눈 축제는 참가자가 많은 게 전부가 아
총선이 65일 앞으로 다가왔다. 두 달 남짓이다. 그런데 선거법도 선거구도 준비가 안 돼 있다.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른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저울질만 하기 때문이다.공직선거법에는 “국회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해놨다. 당연히 그 틀인 선거제도도 그 전에 마무리되어야 한다. 다 이유가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이해관계가 분명해진다. 반발도 크다.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 그러니 이해관계가 첨예하지 않을 때 규칙을 정리해놓으라는 뜻이다.더구나 이번에는 개정 이유가
필자는 포스텍 명예교수회(APPE·Association of Postech Professors Emeriti) 사무총장으로 매년 쏟아져 나오는 명예교수들을 APPE에 가입시키고 명예교수회의 행사를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65세 기준으로 강제 퇴임 당하는(?) 교수들을 매년 수십명씩 보고 있고 그 인원은 이제 100명을 넘어 200명을 향해 가고 있다.필자도 포스텍을 정년퇴임하고 타 대학 특임 교수를 하고 있고 일부 교수들이 계속 전문성을 유지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 퇴직 교수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직종들은 65세가 넘어도
총선 60여 일 전이다. 총선 전반전은 여야의 고질적인 격돌구도이다. 선거구도 면에서 양대 정당 사이에 여러 개의 신당이 창당된 것이 달라진 점이다.이들 제3의 정당이 약진하여 양당의 갈등구도를 완화시킬 지는 미지수이다. 현재는 여당과 야당에서 이탈한 세력끼리 통합하여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아무래도 이들이 하나의 빅 텐트를 치기는 어려운 정황이다. 여야의 공천관리 위원회는 후보 공천의 ‘공정성’을 강조하지만 공천 탈락자들이 상당수 신당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여당은 선거 사령탑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교체되었지만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며 반전 반핵을 앞장서 주창하고 실천한 행동파 지식인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종교와 과학’(1935)을 읽노라면 흥미로운 사실에 이르게 된다.호모사피엔스라 불리는 인류가 맨 처음 주목한 대상이 별이라는 것이다. 칠흑처럼 아득한 밤하늘에 홀로 애처롭게 빛나는 별을 바라본 인간이라니!까마득한 옛날, 밤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갔고, 가야만 했던 고대인(古代人)을 부러워했던 게오르크 루카치(1885∼1971)의 ‘소설의 이론’(1920)에서 별은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그려졌던가! 가혹한 생존 조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사람과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존경하는 직업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직업 간에는 차이가 날 수가 있다. 그러나 존경하는 직업에 대한 생각은 나라와 개인에 관계없이 비슷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는 간호사, 소방관, 의사, 교사 등이 꼽힌다. 캐나다서도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응급구조사, 소방관, 간호사 등이다.조금 오래된 조사이긴 하나 우리나라도 인천의 모 대학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밝혀졌다. 2년간 수도권 학생과 성인 등 1천여 명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혁명은 기존의 수공업 중심으로 소량생산 하던 제조업을 기계를 활용한 대량생산 체계로 완전히 전환시켰다. 이후 사람은 표준화 단순화된 동작을 반복하며 벨트 컨베이어에 붙어서 조립하는 포드생산방식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어 대량생산은 더욱 가속화되고 발전한다. 결국 이렇게 산업혁명으로 확산된 대량생산은 소비보다 많은 생산을 유발하여 제품이 남아돌아 팔리지 않게 된다. 결국 경쟁력이 없는 회사는 이익이 줄고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그래서 대량생산을 하면서도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 필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정무위원회가 열렸다. 정무위원회는 국회의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권익위원회 등 국무총리 직속 기관에 속하는 여러 기관을 관할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문제가 현안으로 상정되자, 국민의힘 정무위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명품 옷과 귀금속,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바로 전원 퇴장해 버렸다.그 후 진행된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관련하여 질의했는데, 류철환 권익위원장은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