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 인생이고, 질과 양에는 삶의 가치관과 인생 방향에 맞는 선택과 도전이 있다. 질과 양을 높이는 것은 삶의 시선의 높이를 결정하는 일이고, 시선의 높이가 삶의 수준을 말한다. 미술관을 갔을 때와 가라오케를 갔을 때 어느 쪽이 편하고 즐거운가, 즐거운 쪽이 내 시선의 눈높이고 불편하고 불균형이면 내 눈 높이가 아닌 것이다.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것이고 공감이 즐거움과 행복을 생산한다. 정상을 향하여 가는 산행이나 내 삶의 목표를 향해 가는 인생길은 여러 가지로 닮아 있다.

‘산은 왜 오르는가’ 물으면, 산이 늘 거기 있으니까, 건강을 위해서, 힐링, 운동 등 여러 대답이 나온다. 보편적인 대답은 ‘건강과 힐링’이고 삶의 질과 양을 높이는 일이다.

최근 베이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산행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필자도 지난 주말 강원도 태백산(1천566m) 눈꽃 산행을 했다.

태백산 입구에서 천제단 정상까지 왕복 산행 거리는 8.2㎞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산행의 시작과 끝은 정해졌고 가는 여정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땀이 나서 겉옷을 벗기도 하고 정상에 가까워 올수록 기온이 떨어져 다시 입기도 한다. 사람에 밀리면 기다려주기도 하고 눈 길 속 길을 잃으면 돌아 오르기도 한다. 도중에 비닐 쉴터를 치고 식사를 하는 동안 엉덩이는 차고 떡국은 퍼진다.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정상에 오르는 여정에 신비로운 눈꽃을 만날 때 고난의 일들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천제단 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잠시 한정된 시간에 쫓겨 하산길에 오른다. 미끄러지기도 하고 두갈래 길에 선택의 고민에 빠지기도 하는 등 하산길에도 다양한 변수가 있고 동료와 협력해서 여러 변수를 극복하며 내려간다. 얼마만큼 알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얻는 결과는 달라진다.

산행을 하며 닮은 인생을 읽는다. 첫째, 정상을 향해 가는 고된 여정이다. 모처럼 가는 겨울 산행에 길을 잘 못 들어서 돌아가거나 사람에 밀려 장애물을 만나면 내 몸집을 키워서 넘어가는 흐르는 물처럼 인내하며 기다림의 미학으로 극복해간다. 둘째, 도전과 역경이다. ‘인생은 선택과 도전의 연속이고 자기창조’라는 말처럼 큰 산을 도전할 때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과정에서 일어나는 역경을 극복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 셋째, 목표를 향해 간다. 산행은 정상의 목표가 있고 인생은 성공이나 행복 등 다양한 목표가 있다. 목표가 있으니 긴 여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협력이다. 에베레스트 산처럼 위험을 안고 등정하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지만 동료간 서로 배려하며 힘을 합치지 않으면 정상에 이르는 데 큰 난관을 만나기도 한다. 다섯째, 성취감이다. 산행에서 정상에 오르는 만족감처럼 인생길에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에 이르는 기쁨과 행복 같은 것이다.

산행도 삶의 시선을 높이는 길이고 한 번 사는 여정에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도전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품질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