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맛보는 집밥 `돌솥콩나물밥`
집 밖에서 맛보는 집밥 `돌솥콩나물밥`
  • 김혜영기자
  • 등록일 2016.02.14 02:01
  • 게재일 2016.0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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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순례
해도동 `민들레식당`

▲ 포항시 남구 해도동의 민들레식당.

매끼 `집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다. 최근 채널마다 셰프들이 등장해 일반 가정에서는 흔하지 않은 도구나 식재료 없이도 간편하고 쉬운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직장인은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다반사다.

누구나 집밥을 그리워하지만 항상 먹을 순 없다는 점을 이용해 `우리가 진짜 밥집`이라고 내건 음식점도 많아졌다.

포항에도 가정식을 내세운 식당들이 꽤 있지만 남구 해도동의 `민들레식당`은 익숙한 듯 낯선 메뉴인 돌솥콩나물밥으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향한 허기를 채워준다.

좁은 골목 한 편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내부구조 또한 일반 가정집처럼 돼 있어 분리된 공간마다 오붓하게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민들레식당의 대표 인기메뉴인 돌솥콩나물밥은 이름 그대로 돌솥에 콩나물을 수북이 얹어 지어낸 밥이다. 먼저 콩나물밥을 커다란 대접에 덜어내고 솥에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두면 후식까지 준비한 셈이다.

돌솥의 잔열로 미처 떼어내지 못한 밥알이 불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비빔밥이 채운다. 이때 행동대장은 숟가락이다.

보슬보슬하게 지어진 콩나물밥에 양념장을 한 스푼 넣고 비벼 먹으면, 어릴 적 어머니가 반찬투정하는 자식을 위해 종종 해먹이던 `콩나물밥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밑반찬 또한 어머니가 아들 혹은 딸에게 차려줄 것 같은 재료들로 구성했다. 시금치나물과 무생채, 버섯볶음, 감자조림, 꽈리고추볶음 등 조물조물 손맛이 묻은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모여 무지개를 이룬다. 양념이나 간이 세지 않고 재료 그대로 본연의 맛과 향을 헤치지 않도록 조리한 것이 특징이다.

 

▲ 민들레식당의 인기메뉴인 돌솥콩나물밥.
▲ 민들레식당의 인기메뉴인 돌솥콩나물밥.

취향에 맞춰 콩나물밥에 각종 나물이나 반찬을 더해 청국장까지 부어 서걱서걱 비벼먹으면 더욱 푸짐한 비빔밥 한 그릇이 완성된다. 이따금 곁들어 먹는 제육불고기는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한동안 바삐 움직이던 숟가락도 돌솥에 우려낸 숭늉 앞에선 쉬엄쉬엄 한다. 불은 밥알을 긁어낸 다음 온기가 살짝 감도는 숭늉을 떠먹다 보면 가슴 한구석에서부터 뜨끈한 묵직함이 채워진다.

비빔밥으로 시작해 숭늉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입이 텁텁하거나 속이 더부룩한 느낌 없이 온전히 든든함만이 남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집밥`이라고 깨닫는 찰나, 부모와 연인 등 아끼는 사람을 데리고 와 배불리 먹이고 싶다는 생각마저 스친다.

인근 공단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47·북구 장성동)씨는 “가게 안에 들어올 때부터 자욱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를 자극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콩나물밥 덕분에 집밥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덩달아 숭늉으로 속풀이까지 제대로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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