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진 순대와 쫀득한 곱창 `찰떡 궁합`
찰진 순대와 쫀득한 곱창 `찰떡 궁합`
  • 김혜영기자
  • 등록일 2015.07.20 02:01
  • 게재일 2015.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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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순례
오천 `안양순대곱창`

▲ 남구 오천의 `안양순대곱창` 볶음점.
▲ 남구 오천의 `안양순대곱창` 볶음점.

`먹어봤자 내가 아는 그 맛이다`

혹독한 다이어트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법한 `다이어트 명언`이다. 아무리 가슴에 새겨도 머리로는 수 천 번 이해하지만 입 속의 혀는 수 만 번 받아들이지 못한 문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문장의 함정은 오히려 우리가 `아는 맛`이기 때문에 모질게 끊질 못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먹어봤자 이미 아는 맛이라고 다독이며 안간힘을 써 봐도 혀가 먼저 맛을 기억하고 반응한다. 차라리 애초에 경험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을 혀에 한 번 새겨진 맛은 자꾸 떠올라 군침부터 돋운다.

남구 오천 `안양순대곱창` 식당의 대표메뉴인 순대곱창볶음 요리는 한 번 맛보고 나면 비오는 날 혹은 기분 좋은 날 등 어떤 시간이나 순간을 만끽하고 싶을 때 문득 떠올라 구미를 당긴다. 약한 불에 졸여 먹는 순대곱창볶음은 술안주로도 그만이라 이 집 단골들 중엔 특히 애주가임을 자처한 이들이 많다.

이곳은 경기도 안양의 명물인 순대곱창골목의 분위기와 요리의 맛을 그대로 포항에 옮겨놓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든 음식의 맛은 물론 순대곱창골목에 위치한 `원조`식당들처럼 내부 분위기 역시 분식집 인테리어로 꾸몄다.

주문은 입맛대로 가능하다. 순대와 곱창을 반씩 섞거나 둘 중 좋아하는 재료만 선택할 수 있다. 취향따라 당면과 라면 등 사리를 추가해 요리를 더욱 풍성하고 푸짐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주문한 음식은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주방에서 조리돼 나온다. 요리가 담긴 철판은 테이블 위 버너에 얹어 국물을 좀 더 자박하게 졸여가며 먹는다.

▲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간 순대곱창볶음. 각 재료에 자박하게 졸인 매콤한 양념이 배어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간 순대곱창볶음. 각 재료에 자박하게 졸인 매콤한 양념이 배어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순대곱창볶음은 약한 불에 끓일수록 군침 돋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속이 촘촘하게 꽉 찬 찰진 순대와 뽀얀 속내 드러낸 곱창은 깻잎과 양배추, 당면 등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으로 버무려 온전히 하나된 맛을 전한다. 또 하나의 잊지 못할 맛이 혀에 새겨지는 순간이다.

볶음요리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가 바로 양념에 밥 볶아먹기다. 남은 야채와 양념에 밥을 버무리고 김 가루와 부추 등을 넣어 철판 위로 얇게 눌러 완성한다. 밥 한 술 떠먹어보면 그제야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아도` 반드시 볶음밥을 먹으라던 단골들의 신신당부가 되새겨진다.

기본 반찬은 때에 따라 바뀌지만 삶은 메추리알과 잘게 썬 단무지는 고정적으로 얼굴을 비치는 편이다. 메추리알은 껍질을 벗겨 순대곱창볶음 요리에 넣어 먹는 것도 한 가지 팁이다. 얇고 가느다란 자태의 채 썬 단무지는 자꾸만 먹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소주잔을 기울이던 50대 남성 윤모씨는 “특별할 것 없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맛인데 자꾸만 떠오르는 매력이 있다”며 “순대곱창볶음에 소주 한잔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보따리를 풀게 된다. 맛도 맛이지만 밥까지 볶아먹고 나면 그 양이 푸짐해 속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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