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 포항시와 해병대
(17) 에필로그

▲ 지난 11월 포항일원에서 해병대가 실시한 `2016 호국합동상륙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장병들이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한 해안가에서 사격자세를 취하며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 /해병대1사단 제공

“첫째, 해병대는 일치단결하여 유사시를 대비, 교육훈련에 정진하자. 둘째, 민(民)에는 양이되고 적(敵)에는 사자가 되자. 셋째,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자유를 수호하는 역사를 창조하자.”

1949년 4월 15일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수륙양면 작전의 상시전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창설된 해병대 초대사령관 신현준 중령이 강인한 해병양성을 위해 제시한 교육훈련 이념이다. 창설기 해병대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강인한 훈련의 연속으로 `해병혼`과 `해병정신`을 주입했으며 그 결과 한국전쟁 당시 상승불패의 정신을 갖게하는 초석이 됐다. 오늘날까지도 군입대를 앞둔 20대 청년들 사이에서 해병대는 최소 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거쳐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혹자는 해병인들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기치아래 전역 후에도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선후배 문화를 강조하는 등 튀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해병대부심`을 부린다”며 비하하기도 하지만 이들이 지역사회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 기여하는 바는 이루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1952년 8월 포항비행장 방호를 위해 포항과의 첫 인연을 시작한 해병대 포항부대도 이같은 해병정신을 바탕으로 수많은 전장에서 공을 세우고 각종 재난재해 발생시 적극적인 대민지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해병대는 포항시에 생산유발효과 77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310억원, 취업유발효과 795명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해병대의 포항주둔으로 인한 경제적효과는 연간 1천846억원에 이른다. 지난 199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해병대 캠프는 1회당 약 300명씩 지난해까지 총 113회에 걸쳐 3만4천961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봄, 가을 두 차례 농번기가 오면 실시하고 있는 대민지원활동은 포항지역 16개 읍·면·동에서 연간 2만여명의 장병을 투입해 지역 농민들의 생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해병대는 70여년 동안 포항에 주둔하면서 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함께한 포항시와 해병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서상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포항시민과 해병대 장병간의 상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해병대 장병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포항시민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고 기존 시민들은 장병들에 대해 타지역에서 온 손님이 아닌 같은지역 시민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장병들이 전역 후에 포항을 떠날 경우 포항명예시민에 준하는 칭호를 수여해 포항시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기고 명예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포항시는 지역의 위상을 크게 높인 인물이나 시민의 생활개선 및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 대해 명예시민증을 수여해 지난 1997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홍명보 감독, 가수 최백호씨, 개그맨 김원효씨 등 현재까지 총 10명의 명예시민을 선정한 바 있다. 해병대1사단, 교육훈련단 등 포항지역 해병대에서 한 해 배출하는 전역자가 5천명에 이르는 만큼 적지 않은 숫자라 포항시가 이들 전원에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명예시민증의 희소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대신해 명예시민에 준하는 칭호를 별도로 신설해 이들에게 수여한다면 가치있는 일로 승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연구원은 포스텍, 한동대 등 지역대학과의 적극적인 공조필요성도 제기했다. 군복무를 수행하면서 배움을 희망하는 장병들에 대해 지역대학 교수가 진행하는 강의를 수강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전역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항출신인 서상문 책임연구원은 “포항시민과 해병대 장병들이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접촉할 기회를 가지면서 상호간 존재를 지속적으로 인식한다면 군부대와 지역사회가 상호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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