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선’ 영향 침수 주민 등 59명 구조·440건 피해
울진서 트랙터 몰고 하천 건너던 60대 급류에 휩쓸려 실종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한 7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7번 국도변 전신주가 강풍에 넘어가면서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용선기자

대구·경북에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곳곳의 교량과 도로가 침수돼 고립된 주민이 구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울진에서는 실종자도 발생했다. <관련기사 4·5면>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접수된 경북지역 피해 신고는 440여 건이다. 인명구조 8건(59명), 주택과 토사 등에 대한 안전조치 431건이 이뤄졌다.

우선 이날 낮 12시18분께 울진군 매화면에서 다리를 건너던 트랙터가 강물에 휩쓸렸다. 60세 남성 운전자는 현재 실종된 상태로, 소방당국은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경주에서는 오전 8시 14분께 현곡면 나원리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버스가 고립됐다. 당시 이 버스 안에는 39명의 승객이 있었다. 이들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앞서 오전 7시 27분께 경주시 현곡면 라소리에서 하천 범람으로 주택 여러 채가 침수돼 119구조대가 주민 13명을 구조했다.

비슷한 시각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에서도 8가구가 물에 잠겨 28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또 청송에서도 주왕산에 내린 비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청송읍 송생리 일대의 도로가 물에 잠겼다. 주왕산과 인접한 달기약수터의 계곡물이 넘치면서 일대 상가를 덮쳐 주민들이 인근 대피소로 피했다. 또 주왕산로 일부가 통제됐고 시외버스 등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포항시를 비롯해 경주, 청도, 예천군 지역 23가구 49명이 붕괴 우려와 침수 피해 등으로 가까운 지정대피소에서 머물렀다.

특히 포항에서는 지난 제9호 태풍 ‘마이삭’의 피해 복구가 채 이뤄지지 않은 구룡포 등 해안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포항에서는 7일 구룡포읍 외 9개 지역에서 정전피해와 도로 및 구조물 파손 피해가 잇따랐다. 또한 죽장면은 불어난 강물로 인해 다리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기계천의 제방도 유실됐다. 벼도복 401㏊, 낙과 108㏊, 비닐하우스 4.3㏊를 비롯해 양식장 2곳의 물고기 6만여마리가 폐사하는 등 농수산피해도 발생했다.

도에 따르면 같은 날 오후 3시 기준 도내 평균 강수량은 73.7㎜로 경주(148.9㎜)와 포항(127.6㎜), 청도(127㎜) 등 경북 동남부에 평균 1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특히 경주(천북)에 354㎜, 청도(운문) 279㎜, 포항(죽장) 268.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경주(강동대교)와 포항(형산교)에 각각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으며, 경주(강동대교)는 오후 2시 54분 해제됐다.

지난번 태풍 ‘마이삭’ 때와 같이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포항시 26개 지역 9천425곳, 경주시 13개 지역 1만5천441곳, 영천시 4개 지역 5천238곳, 경산시 1개 지역 13곳, 영덕군 3개 지역 1천599곳, 의성군 1개 지역 922곳 등 11개 시·군 3만2천692곳 등에서 정전이 발생해 큰 불편을 겪었다.

교통통제도 잇따라 전날 울릉군 저동리 내수전터널∼천부리 죽암마을과 사동리 신항∼서면 통구미 마을, 서면 통구미터널∼남양마을을 시작으로 포항, 경주, 영덕, 청도군 등 5개 시·군 17곳의 교통이 끊겼다.

태풍이 진로를 서쪽으로 틀어 남동부 내륙을 관통하면서 대구지역 역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교통 통제구간도 9호 태풍 마이삭 통과 때보다 크게 늘어 모두 16건에 달하는 등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7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해 나무 쓰러짐 등 피해 신고는 모두 33건이다. 이날 오전 9시 18분께 달성군 가창면 가창댐 인근 도로에서는 시내버스 바퀴가 배수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5명이 대피했다. 또, 오전 9시께는 신천동로 희망교 지하차도에서 운전자가 차 안에 갇힌 상태에서 승용차가 침수되기도 했다.

도로 침수로 교통통제도 크게 늘었다. 신천동로 전 구간을 비롯해 가창교∼법왕사 2.5km 구간, 가천·금강·오목 잠수교 구간, 북구 팔달교 지하차도 북단, 가창댐 입구 삼거리∼헐티재 13㎞ 구간 등 16곳 교통을 통제됐다가 일부 구간이 해제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내에 7일 자정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리고 풍속은 70~140㎞/h가 될 것으로 예측돼 안전에 특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앞으로의 기상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신속하게 알려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5시를 기해 울진군 평지·영덕에 폭풍해일주의보가 발효됐고,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경북 22곳의 태풍경보가 해제됐다.

/손병현·심상선기자

    손병현·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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