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20대 소방교·30대 소방사
건물 3층서 잇따라 시신 수습
尹 대통령, 옥조근정훈장 추서

1일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했다.

<관련기사 4·5면>

화재 진압현장에서 반복되는 소방관들의 이 같은 가슴아픈 희생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문경 화재로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8) 소방교와 박모(36) 소방사다.

경북도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쯤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 모두 맨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소방 당국은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일 두 소방관의 순직사고와 관련해 “소방청장과 소방지휘부는 연속되는 순직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소방청장을 비롯한 소방지휘부에 대한 강력한 처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순직한 구조대원 2명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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