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웅의 삶, 헛되지 않도록 해야…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여야 정치인들은 1일 대부분의 정치일정을 취소하고 2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경북 문경 화재 현장과 빈소가 마련된 문경제일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예정됐던 당 영입 인재 환영 행사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방 등의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후 1시30분쯤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들을 조문했다. 조문에 앞서 한 위원장은 오전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연 후 바로 문경으로 향했다.

조문 현장을 찾은 한 위원장은 “두 분 영웅의 삶이 굉장히 짧았지만, 희생이라든가 헌신이라든가 용기의 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빛났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두 영웅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유가족들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분들에게 크게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23년째 동결된 화재진화 수당과 7년째 동결된 위험수당을 즉각 인상하겠다”며 “소방관들이 겪는 정신적 충격을 관리하기 위한 시설도 전국에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후 3시쯤 순직 소방 공무원들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와 영입 인재들이 참여하는 전국 투어 토크 콘서트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하고 문경을 찾았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소방관들의 순직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나 안타깝고 황망하다. 유족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데 국민들이 안전한 나라뿐만 아니라 소방관들도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젊은 소방관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문경 화재 현장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전남 순천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후 나머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문경을 찾았다.

이 대표는 “나라를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분들을 찾아 뵙는 것은 항상 눈물이 나고 마음아픈 일이다”며 “지난 쿠팡 사고 당시 돌아가진 소방관들을 보며 다시는 이런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바뀐 것이 없다는 것에 더 큰 좌절을 느낀다”며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이 함께 슬퍼하고 위로 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도 이날 오후 순직 소방관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강 장관은 조문에 앞서 담당 보훈지청장을 급파해 유족들에게 보훈 지원책 및 국립묘지 안장 등 정부의 지원책을 최대한 안내하고 민원사항을 점검했다.

보훈부는 장례일정이 확정되면 장례식 당일 세종 국가보훈부 본부 및 전국 보훈관서에 일제히 조기를 게양하는 등 두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을 예우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지난밤 인명 구조활동을 하다 매우 안타깝게 순직한 소방관들에게 애도와 경의를 표한다”면서 “장례절차와 유가족 위로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최고의 격식을 갖춰 예우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실·국장 긴급회의를 소집해 “순직한 소방관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영결식을 경북도청장으로 치르는 등 최고의 격식과 예우를 갖춰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건물이 무너지면서 고립됐고 다음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서 인명수색 활동을 하다 순직한 이들에게 국립현충원 안장과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김영태·피현진 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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