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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든다는 건온 생을 걸려 닮아가는 일이다천천히 스며들어젖어드는 줄 모르고 있다가헤어질 때가 되어야 비로소흠뻑 젖은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나로 물든 너를 바라보는 일이다그제야 마주 보고 깔깔거릴 수 있겠다그리고 웃는 얼굴로 인사할 수 있길Good Bye!시에 따르면, 스며듦은 “온 생을 걸려” 이루어진다. 하여 스며듦은 서로를 닮게 해서 상대방이 자신처럼 익숙해지도록 만들고, 우리는 서로 스며들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스며듦을 발견하도록 하는 사건은 이별이다. 이별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가 서로에게 흠뻑 젖어 들어갔음을, 사랑하
시
등록일 2023.02.07
게재일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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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어느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왜 우시냐고 물으니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아버지에게도 아버지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들일 수 있음을 잊고 산다. 아버지는 아버지이기만 하다는 듯이. 위의 시는 누군가의 아들로서의 아버지를 발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것은 아버지가 자신이 누군가의 아들이었음을 기억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 기
시
등록일 2023.02.06
게재일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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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때문이 아닐지 몰라내가 재떨이를 헤집는 이유뜨겁던 몸들퀴퀴하다생살에 비벼 끄던간절한 말들나는 마지막 한 모금을깊이 빨아들인다입술까지 닿는 꽁초의뜨거움시에 따르면, ‘마흔’에는 꽁초를 찾는 삶을 살아간다. 아직 불태울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는지 찾는 삶. 지금 재떨이에 ‘퀴퀴하’게 누워 있는 꽁초들은, 그래도 발갛게 뜨거웠던 삶, “간절한 말들”이 타들어 갔던 삶을 살았던 것들이다. 하나 그 말들을 “생살에 비벼 끄”게 되었던 것인데, 화자는 기어코 꽁초를 찾아 불을 붙인다. 그리고 이제야 ‘입술’까지 타들어오는 말들의 뜨거
시
등록일 2023.02.05
게재일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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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전에 가까운 그의 결단을지천명처럼 믿네그에게 하루 14시간의 작업이나단수(斷水) 같은 월급이문제가 아니었네위장병이나화장실조차 막는 금지도문제가 아니었네바늘로 졸음을 찌르며배고파하는 어린 여공들에게풀빵을 사준 일이문제였네내게 인정으로 배수진 치는 법을처음으로 알려준 사람최후까지 알려줄 것이네시인에 따르면, 전태일은 적개심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 동료들을 연민하는 ‘인정’으로 배수진을 쳤다. 그 ‘인정’은 연민의 대상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우려고 하는 마음의 일어남이다. 전태일의 ‘결단’-그의 죽음-은 그 인
시
등록일 2023.02.02
게재일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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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은 없다좌충우돌은 없다내 발자국은 없다 그러나 내 동선은 남는다너도 없다얼굴도 없다누군가 없는 네게 경고한다너는 그곳에서 살고 있으며너의 모든 경유지와 목적지는 기록된다지워지지 않을 너의 과오는 남는다진정한 휴머니스트의 세상이다 (부분)시인은 운전자의 필수품인 내비게이션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우리 시대 삶의 양태를 상징한다고 본다. ‘좌충우돌’과 ‘우왕좌왕’이 허용되지 않는 시대. 삶의 내비게이션은 최적화된 삶의 양식을 지시하면서, 그에 따라 가게 되는 “경유지와 목적지”를 모두 기록한다. 지워질 권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시
등록일 2023.02.01
게재일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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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하늘이 무거웠다먹구름이 잔뜩 물을 들이켰는지한낮도 한밤중 같았다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고창문을 마구 흔들어 덜그럭거렸다문이란 문을 죄다 닫아걸었더니틈을 찾는 바람의 울음이 휘잉 휘이잉그 안에 내가 있는 것을 안다고불온한 목소리로 흔들어댔다들판에 배곯은 승냥이 울음 같은사랑이 두려웠다이름을 불러가며빙빙 도는데나는 여기 없는 척 숨을 죽이고악착같은 네 사랑을 믿지 않았다우리 마음에는 폭풍우가 잠재해 있다. 시인은 그 마음 속 폭풍우를 사랑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 묘사하고 있는 폭풍우의 전조는 마음에서 사랑
시
등록일 2023.01.31
게재일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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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돌아올 것을 염두에 두지 못해길을 잃었다허기처럼 빛나는 이팝나무 꽃잎과옷소매에 묻어온 수크령들과눈 덮인 벤치에 앉아잠시 울었다당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했고나는 꼭 한마디 할 말이 남았지만늘 처음과 끝의 중간쯤에 나는 서 있었고돌아와그곳에 두고 온 신발을 생각했다시에 의하면, ‘당신’을 잃는다는 일은 살아갈 길을 잃는다는 일이다. 길 잃음은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당신을 찾으러 길을 나섰”을 때 일어난다. 기대와는 달리 “당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떠나버렸기에. 시인이 집에 돌아오
시
등록일 2023.01.30
게재일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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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진 혓바닥은 자꾸 마르고말라서 침이 흐른다어디든 갈 수 있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멈취 서는 게 가장 두렵다이빨을 드러내며 짖어대던 때가 차라리 나았다두 눈은 이제 먼 곳을 바라볼 뿐발바닥은 보이지 않는다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도어디나 위험하다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서어디라도 보아야 한다아픈 시다. 한때 “짖어대던 때”도 있었지만 혓바닥은 질질 침 흘리며 말라가고, “두 눈은 이제 먼 곳을 바라볼 뿐”인 나이. 중년의 나이에 이르면, 돌아보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미 발은 부어있는데, “발바닥
시
등록일 2023.01.29
게재일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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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부사(副詞)와 같다고언제나 낫에 묻은 봄풀의 부드러운 향기언제나 어느 나라 왕자의 온화한 나무조각상에 남는 칼자국언제나 피, 땀, 죽음그 위에, 언제나 노래가태양이 몽롱해질 정도로언제나 너의 빛부사는 모습(형용사)과 행위(동사)를 꾸며주는 말이다. “삶은 부사와 같다”는 말은 행위와 모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나타나는지의 양태가 삶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삶의 양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시인에 따르면, “언제나 피, 땀, 죽음”-‘칼자국’으로 남은 상처-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한편 “언제나 너의 빛”이 있다. ‘너의 빛’은 ‘노래
시
등록일 2023.01.26
게재일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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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돌집 아래슬픔끔찍했으나 오랫동안 지켜보았고울지 않았다바위는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옆자리에 쪼그려 앉아노래를 불렀다끝이 없다귀 없이 멀리 가는 새야,돌아보지 말아라점점 멀어졌다모든 것이 베개처럼 평평해졌다모래밭에 모래꽃끝없이 펼쳐진 모래밭 (부분)사막처럼 쓸쓸하게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백사장. 바위마저도 “먼 바다를 보”며 노래를 부른다. 해안을 물들이는 바위의 그 노래는, 바다에 닿지 못하는 슬픔을 표현할 것이기에 저 풍경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하여 “바닷가 돌집 아래”에 배어 나오는 슬픔을 시인은 ‘오랫동안’ 응시한다.
시
등록일 2023.01.25
게재일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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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그림자에 누군가의 마음이 어룽댄다꽃 진 살구나무에 봄의 정신이 있다고믿는다옛사람처럼살구나무 그림자에 내 다리를 얹어본다바람은 내 그림자만 떠내어 흔든다흔들리지 않는 살구나무 가지에봄의 정신이 있다 (부분)시인은 살구나무 그림자에 자신의 “다리를 얹”는다. 그러자 “바람은 내 그림자만 떠내어 흔”드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흔들리는 것은 그림자이지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시인에게 일깨운다는 듯이. 이 일깨움에 따라 시인은 곧이어 ‘봄의 정신’은 “흔들리지 않는 살구나무 가지에” 있다고 선언하듯이 말한다. 모든 꽃이, 아름다움이
시
등록일 2023.01.24
게재일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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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나는 벌써 트럭이야짐칸에 실을 게아무 것도 없는단잠에서 깨어나면수정 이슬 털고부릉부릉?새 힘을 내어디까지 가야 할지?알 수 없지만나는?트럭이지길을 따라 가다길에서 멈춰 설?눈 앞에 다가서는?한 줄기 흰 길 (부분)트럭의 삶은 어떠한 삶인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행되는 기차와는 달리 트럭은 자유롭게 길을 돌아다닐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이 문득 트럭임을 깨닫는다. 그것은 자신의 “짐칸에 실을 게/아무 것도 없다”는 깨달음, 자신이 트럭처럼 “길을 따라 가다/길에서 멈춰 설” 운명이라는 깨달음이다. 시인은 길 위에서의 삶이라는 운
시
등록일 2023.01.19
게재일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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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뜬 달저물어 가는 달이 어둔 밤바다에 머물다 가기를 기다렸다이곳의 지명은 고요한 달이 바다에 떠오르던 기억을 잊지 않는다어느 곳에든 분명 끝은 있다닿을 수 없는 어느 달이 손끝 저만치에서나마 파랗게 흔들렸을 이 세상의 끝에서나는 한 걸음조차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어둠보다 어두운 것을 자꾸 건너다보려고 한다달의 뒤쪽이 밤바다에 비칠 때가 있다고 한다 (부분)시인은 달빛을 기다리고 있는 이곳이 바로 “이 세상의 끝”이라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저 바다 너머 저물어가는 달의 마지막 빛을 보고자 하는 욕망이란 “어둠보다 어두운
시
등록일 2023.01.18
게재일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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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그 사람처럼 흔들린다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오는 동안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그렇게 흔들렸던 세월흔들리며 발열하는 사랑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누군가의 몸이 다시 앉을 그네시인에 따르면, 세상에 대한 ‘곧은’ 저항의 결연함은 흔들림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며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이기에. 그래서 “흔
시
등록일 2023.01.17
게재일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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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강물을 보는 순간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물살하루 종일 읽어도 한 페이지도 넘길 수 없었던수만 개의 문장, 수만 개의 기호들이물속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래서 강물에 낚시를 담그고 있다사람의 시간을 버리고 물살의 시간으로 있는분침도 시침도 없는 시계가 좋다물고기의 비늘은 고정된 초침이라는 듯낚아 올린 물고기는 파닥거린다 (부분)시인은 물고기를 낚듯이 세계의 반짝이는 저 문장들과 기호들의 생생한 의미를 낚으려고 한다. 그런데 저 기호들의 반짝임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물살의 시간으로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시
등록일 2023.01.16
게재일 20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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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버려야만 비로소 머물 수 있는 곳아내의 따뜻한 손에 이끌려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와 시안에도 들렀다내 생의 마지막 투병하는데절두산 부활의 집을 계약했다고 한다신혼 초 살림 장만하듯 아내와 반겼다절두산은 성지순례로 가족과 들렸던 곳낮은 나에게도 지상의 집을 사랑으로 주셨다머리가 없는목 잘린 순교의 산오, 나도 드디어 못 하나를 얻었다무두정無頭釘부활의 집 지하 3층에서망자와 함께 이제사 천상의 집 지으리라‘부활의 집’은 죽음을 전제로 존재한다. ‘절두산 부활의 집’이란 그러므로 삶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집이다. 시인은 병인박해로
시
등록일 2023.01.15
게재일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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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처마 끝에 매달려집을 지키는 물고기바다를 품어본 적이 없고바다로 나아갈 생각도 없는가엾은 저 양철 물고기문지기 수행자로 살기 위해얼마나 허공을 쳐댔던 것일까가만히 다가가 보니비늘이 없다고개를 돌려보니아이의 어깨에 달라붙은그렁그렁한 비늘나 죽은 뒤에도관 속까지 따라와가슴에 곱다시 쌓일 것 같다집 처마 끝에 매달린 양철 물고기는 아내가 변신한 존재자다. 바다에 살면서 마음껏 헤엄치던 물고기-아내-는, 어느새 양철 물고기가 되어 집 앞에 매달려 허공을 쳐대면서 문을 지키는 가여운 “문지기 수행자”가 된 것이다. 눈물 같은 비늘은
시
등록일 2023.01.12
게재일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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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새싹이 하트로 날고행복이 우체통에 배달되기를조롱의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새들이 지저귀기를고대하던 시간들이 틈과 틈 사이로 밀려 나온다무릎을 꿇고머리는 땅에 닿게 팔은 최대한 내밀어오체투지하듯흔적을 따라가다 보면분절된 신체들이그 시간으로잠시 내밀어지다거품 속으로 녹아든다 (부분)화자는 시인이기에 흔적들을 외면할 수 없다. 흔적들이 시의 공간을 마련해주기에. 그래서 화자는 흔적에서 밀려나오는 삶의 시간들에 최대한의 존경을 담아 “오체투지하듯/흔적을 따라”간다. 마지막 연은 흔적에서 타인의 시간이 어떻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지 보여준
시
등록일 2023.01.11
게재일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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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혼자 앉아서이제 그만 고즈넉 저물어야지더러는 기우는 햇빛이 더욱 붉다고불끈, 말하고 싶을 때에도쉬, 표시나지 않게 기울어야지누군가의 등 뒤에서내가 이윽고 캄캄해지면아무렴, 그게 바로 사랑이겠지가끔은 그리운 사람을 위해관솔 같은 상처를 태워꽃불 밝히자 스스로 캄캄해져서흐르는 물로 억센 연장을 씻고바람에 맡겨 젖은 이마를 말리고어디쯤일까 지금저녁강 돌아눕는 소리저물면 조용히 어두워지도록기울면 가만히 허물어지도록아무렴, 그냥 두자 무심하게조금씩 더 낮아지면서상처를 태워 마지막 불꽃들을 발산하며 조금씩 캄캄해지는, 노년에 다다른 자
시
등록일 2023.01.10
게재일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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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방 안에서 피고바람에는 눈이 내리고어머니는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나는 바닥에 엎드려 시를 읽고 있었다누이야, 이렇게 시작하는 시를 한편 쓰면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았다가출한 아버지는 삼십년 넘게 돌아오지 않았고그래서 어머니는 딸을 낳지 못했다아내는 무채를 썰고 있었다도마 위로 눈 내리시는 소리가 들렸다나는 무생체와 들기름으로 볶은 뭇국을 좋아했다매화는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하였다동생들은 관절염에는 수술이 최고라고 말했고저릿저릿한 형광등이 매화의 환부를 내려다보았고환부가 우리를 키웠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부분)매화는 어머니와 동
시
등록일 2023.01.09
게재일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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