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수협 조사 결과 급감 뚜렷
기후 온난화·中어선 남획 영향
기름값 때문에 출항 포기 일쑤
어민들 고통 호소, 지원책 절실

최근 경북 동해안에서 기후 온난화와 중국 어선들의 남획 때문에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대게·홍게 어획량이 급감, 어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수협은 14일 “지난해 경북 동해안 오징어의 어획량은 2천696t에 그쳐 2022년 9천627t에 비해 무려 72%나 급감했다”면서 “위판 금액도 2022년 1천1억1천만원에서 지난해 355억5천400만원으로 65%나 줄었다”고 밝혔다.

또 동해안의 대표 특산물인 ‘대게’ 경우에도 2022년 어획량 2천953t에서 지난해 1천73t으로 64% 급감했고, 홍게 역시 2022년 어뢱량 8천193t에서 지난해 6천561t으로 20% 줄었다.

구룡포수협 중매인 A씨는 “지난 수십년간 수산물 산업에 종사했지만 지난해 같은 흉년은 없었다”면서 “조업을 나가도 인건비는 커녕 배 수리비나 기름값도 벌지 못해 출항을 포기하는 어민이 수두룩 하다”고 고충을 털어왔다.

지역 수산전문가들은 최근 경북 동해안의 고부가치 어종인 오징어와 대게 등이 사라진 이유를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2023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2년까지 55년간 우리나라 바다 수온은 무려 1.36℃나 상승, 세계 평균 0.52℃ 상승 보다 무려 2.5배나 높았다.

특히 동해안 수온 상승폭은 국내 평균보다도 높은 1.82℃로 나타났다.

동해안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대게 등의 생존률과 번식률이 낮아져 어획량이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수백척씩 무리를 지은 중국어선들이 동해안 북한수역과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싹쓸이 조업을 벌이면서 오징어 등의 씨를 말리고 있다.

반면 경북동해안에서 지난해 난류성 어종인 삼치와 방어 등의 위판량은 늘어났으나 낮은 판매가 때문에 어민들의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치 어획량은 9천193t을 기록, 2022년 4천371t 보다 110% 늘어 났다. 또 2022년에 비해 지난해 방어는 69%, 청어는 30%, 가자미는 23%가 더 잡혔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어획량 위판실적은 1.8% 소폭 증가한 반면 위판금액은 14%나 감소했다”면서 “특히 오징어·대게잡이 어민들이 힘든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어업인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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