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현대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 언론(言論)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와 문화도 언론에 의해 향방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론이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법에는 ‘방송, 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 뉴스통신 및 인터넷신문’을 언론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거기에다 유튜브 같은 개인 언론 매체를 더하는 것이 현실에 맞을 것이다.

언론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 원로원의 각종 의사록을 원로위원들과 시민들을 위해 매일 취합해서 발표하던 일간 관보(官報)가 효시였다. 처음에는 원로원과 민회의 의사록을 공개토록 했고, 후에는 황제의 칙령, 정치토론, 재판 결과, 주요 인사의 부고, 명절과 축일 등을 수록하는 등 현대의 신문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사회가 거대하고 복잡해지면서 직접적인 경험만으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두루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각종 대중매체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움직이는 가장 손쉬운 수단으로 언론을 장악하기도 한다.

모바일 인터넷의 상용화는 언론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유튜브(YouTube) 개인 방송은 언론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수많은 개인매체가 쏟아내는 온갖 정보들에 누구나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고,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눌러 언론의 확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보의 일방적 전달을 주로 했던 과거의 언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인 것이다.

갑작스런 변화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모바일 인터넷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속도 경쟁을 하다보면 사실 확인 등의 검증에 소홀해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고, 조회 수를 늘이기 위해 거짓이나 선정적인 썸네일(thumbnail) 등으로 시청자를 교란하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의도로 편파적이거나 왜곡·조작된 정보를 남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민심을 교란하여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대중매체를 접할 때에는 반드시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이유다.

국민 각자의 참여와 노력이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이 정치, 문화, 경제 등 각 분야에 반영되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가 되었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그만큼 더 커졌다는 얘기다.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이나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방관하거나 불평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각종 언론에 적극 참여하여 올바른 여론형성에 일조하는 것이 모바일 인터넷 시대 시민의 새로운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의 옥석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할 터인데, 그것 역시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가 있다. 국민들 스스로 의식수준을 높여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시대적 과제로 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