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0 총선 기간 중에 원희룡 후보의 유튜브를 자주 보았다. 소위 험지로 불리는 인천 계양 을 지역구를 자원한 원 후보는 가장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수능시험 전국 수석을 한 수재답게 선거운동도 점수로 매기자면 만점에 가까웠다. 후원회장을 맡은 이천수 축구선수와 함께 지역구를 샅샅이 훑고 다니는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이었다. 국회의원 3선에다 제주지사를 두 번이나 한 정치경력 중에 한 번도 범법이나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거니와 선거 공약도 시험공부를 하듯 철저하게 준비한 것을 알 수 있었다.반면 경쟁 상대인
혁명군처럼 봄이 진군해왔다. 그처럼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이 퇴각하고 음지로 숨어든 겨울의 잔병들도 봄볕에 소탕되었다. 대지에는 바야흐로 찬란한 혁명의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어둡고 냉혹하던 구악과 폐습을 말끔히 청산하고 눈부신 신생의 기운이 폭죽처럼 터져 나온다.혁명(revolution)이란, 정치사회학이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급격한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정치사회학적 혁명의 경우, 대중 또는 군을 동원해서 정치권력을 가진 체제를 강제적으로 전복하여 새로운 정치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불과 70여 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일이다. 소위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급성장의 이유가 무엇인지는 인류사적 연구과제가 아닐 수 없다. 흔히들 머리가 좋은데다 근면하고 교육열이 높은 민족적 우수성을 주요 동력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것은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걸 거지꼴을 못 면하고 있는 북한이 보여주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오로지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뛰어난 선견지명과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들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기반을 닦아 놓았기에 가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제도라는 말일 터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국가권력에 직접이든 간접이든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나라도 민주주의국가이므로 국민투표권과 공무담임권 같은 참정권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선거는 국민 개개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모든 국민의 다양성을 아우르는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제도다.그러나 선거는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산파역을 하기도 한다. 독일의 전신인 바이마르공화국 국민들은 보통·평등·직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행동규범을 직업윤리라 한다. 직종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윤리적 규정이 있을 수 있지만, 교육이나 종교와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큰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이 요구된다. 또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직업이나 사회의 정의구현을 담당하는 직업,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살피는 직업에도 못지않은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러한 직종의 종사자들이 윤리규정을 어겼을 때는 더 엄격하게 법적 제재나 지탄을 받게 된다.한국인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가
좋은 마음으로 돈이나 물건 등을 건네는 것을 선물(膳物)이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보내는 것도 선물이고, 첫 월급을 타서 부모님께 내복을 사 드리는 것도 선물이다. 설날 손자에게 세뱃돈을 주는 것도, 스승의 날 은사님께 꽃을 달아 드리는 것도, 불우한 이웃에게 라면 한 상자 보내는 것도 선물이다. 그렇듯 선물에는 사랑과 존경, 축하, 인정 같은 선의가 담겨 있다.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뭔가 대가를 바라고 금품을 주는 것은 뇌물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에게 금품이나 혜택을 주었을 때는 대가성이 없어도 뇌물죄로 처벌을 받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세간의 화제다.이승만이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이념이나 정파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국부(國父)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재자에다 미제의 앞잡이요 친일파로 매도하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 ‘건국전쟁’이 화제인 것은 바로 그런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에 상당한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조선이 패망하고 일제의 식민지를 거쳐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과정에 이승만이라는 걸출한 인물의 등장은 한편의 영웅신화를 연상케 한다.무엇보다 그는 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나라로 평가 받는다.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는 길항의 관계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상보적 역할을 해왔다. 산업화로 인한 경제발전이 민주화의 바탕이 되었고, 민주화가 가져온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한 단계 높은 산업화를 가능케 한 거였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도 “민주화란 산업화가 끝나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했다.소위 ‘운동권’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반민주 독재자로 매도하지만, 사실 산업화도 민주화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립한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 위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해방 직후 좌익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이 된 이후 통일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그 첫 번째는 김일성이 사망한 때였다. 반도의 북쪽을 손아귀에 틀어쥐고 절대존엄으로 군림하던 ‘위대한 어버이수령’이 죽었으니 엄청난 충격과 혼란과 변화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머지않아 통일의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김정일 세습체제가 들어서서 전과 별로 다를 게 없이 굴러가고 있었다.김정일이 죽었을 때도 또 한 번 통일에 대한 기대로 온 나라가 술렁거렸다. 후계자를 키울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터라
한동훈이 정치권의 새로운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다분히 극적이고 역설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처럼 정치경력이 전혀 없는 그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은 자신의 의도나 노력 때문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의 주구가 되기를 거부하고 몇 번이나 좌천을 당하는 수모를 견뎌낸 것이 전화위복의 요인이 된 것이다.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그가 일약 법무부장관으로 발탁이 되면서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회에 불려나가 다수의석인 야당의 온갖 공세에도 밀리지 않고 대응하면서 결기와 역량을 보여주
현대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 언론(言論)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와 문화도 언론에 의해 향방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론이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법에는 ‘방송, 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 뉴스통신 및 인터넷신문’을 언론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거기에다 유튜브 같은 개인 언론 매체를 더하는 것이 현실에 맞을 것이다.언론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 원로원의 각종 의사록을 원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이다. 4월에 있는 이번 총선의 결과에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 좌·우로 갈라져 대결하는 양대 진영 중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국운의 향방이 엇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가 흥망의 기로일 수도 있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21대 국회는 다수의석의 정당이 어떤 횡포를 부릴 수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주었다.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이었을 때는 이른바 공수처법, 임대차3법, 대북전단금지법, 검수완박법 등을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했다. 북한 김여정이 대북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다. 오늘을 고비로 밤은 조금씩 짧아지고 대신 낮이 그만큼 길어진다. 정확하게는 날마다 30초씩 일출이 빨라지고 일몰은 30초씩 늦어져서 낮의 길이가 1분씩 늘어나는 것이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서 태양을 돌고 있기 때문에 북위 38도에 걸쳐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위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었던 옛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신앙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지동설이 나오기 전에는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를 지나고부터 태양이 차츰 식어가다가 동지를 고비로 다
지난 11일,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식이 있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두 달 만이다. 다수의석의 야당이 이번에도 또 무슨 꼬투리를 잡아서 부결시키지 않을까, 가슴 졸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또다시 부결되어 대법원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가면 내년 초의 법관 인사는 물론 총선에도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데, 천만다행으로 조희대 후보자는 결격사유가 될 만한 흠결이 없어 야당도 차마 부결시키지를 못 했다.조희대 대법원장의 취임을 보면서 ‘하
12월의 들길을 걷는다. 거의 날마다 들길 산책이 주요 일과였으니, 올해도 들길을 걸어서 여기까지 온 셈이다. 좋게 보면 유유자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허송세월이었다. 하지만 남이야 어떻게 보든 후회나 미련이 남는 행로는 아니었다. 내가 들길을 걸으면서 누린 자유와 여유를 그 무엇과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다지 어려운 길은 아닌데, 아무나 쉽사리 선택할 수 있는 길도 아닌가 보다.들판은 사철 살아있는 경전이다. 날마다 들길을 걸으면서 시시각각 오관으로 그 경전을 읽는다. 오늘은 이 경전의 개쑥갓에 밑줄을 긋는다. 개쑥갓을 아는 사람은
뉴욕 맨해튼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예술인의 마을, 3층 벽돌집 꼭대기에 수우와 존시가 세 들어 살고 있다. 고향이 서로 다른 두 아가씨는 화가 지망생으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예술감각에 있어서나 꽃상추 샐러드나 작업복에 대한 취미가 일치한다는 것을 알고’ 공동화실을 갖게 된 것이다.11월이 되어 추위가 닥치면서 존시가 그만 폐렴에 걸리게 된다. 상태가 심각해져서 왕진을 온 의사는 살아날 확률이 열에 하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존시는 침대에 누워 창밖으로 보이는 옆집 담장의 담쟁이 잎을 세면서 그 잎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2030’세대를 겨냥해서 만든 현수막 문구 중 하나다. 그 현수막이 공개되자 당 안팎에서 ‘청년비하’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당의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은 청년 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는 논평을 내 놓았고, 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 근래 민주당의 메시지 가운데 최악이며, 저질”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지난달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거점으로 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 발의 로켓포를 발사하며 대규모 공격에 나섰다.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진입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주민 수백 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인질로 잡았다. 즉각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가자지구에 쳐들어가서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로마군의 침공으로 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천구백 년 동안 세계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2차 대전 중에는 히틀러 나치에 의해 600만 명이 학살당하는 대참사를 겪기도 했다.그러다가 영국의
정보화시대인 오늘날에는 여론전 승패에 정당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론을 선점하거나 장악한 정당이 보다 쉽사리 민심의 지지를 모을 수가 있고, 그것은 곧 선거의 승리로 이어진다. 여론전에는 좌파정당이 능하다. 공산혁명을 위한 핵심전략이 프로파간다이고, 그런 공산당 전술을 배운 좌파들이기 때문이다.지난 좌파정권 5년 동안 그들은 현란한 활약상을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권의 탄생부터가 그런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용한 결과였다. 민노총이니 전교조니 하는 좌파단체들이 주동이 되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그것을 촛불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하여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공직선거법 제270조(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의 법조문이다. ‘강행규정’으로 못 박아 놓은 것은 판사가 재량의 여지없이 법규대로 처리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데도 버젓이 이 법을 무시하는 판사들이 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8년 울산시장선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