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기 조

그 깊고 어두운

오랜 시간 동안

거듭거듭 자기정체의

허물을 벗고

대지가 가장 뜨거운 때

지상에 나와

목마른 한철을

이렇게 울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울어야 하는 숙명이라면

무슨 섭생조차 즐길까

누군가의 복받친 가슴에

맺힌 이슬

몇 방울이면 그만

매미는 태어나기 전 3년 내지 7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지상에 나와서 한 달 가량 살다가 죽는다. 짧게 살다가지만 그들은 밤낮 최선을 다해 울다 가는 것이다. 몸 속에 울음판이 있어서 사는 시간동안 울다가 매미는 죽는다. 시인은 매미에게 굴레 씌워진 숙명같은 것을 읽어내고 있다. 우리네 한 생이 각자에게 얽혀진 어떤 숙명의 굴레에 매여 살아가고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