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태 일

신중 누이 보아

지장지장 비로자나 죄 몰라도

내 몸 한 법당 되어

절집 되어

품어 재우리니

업어 재우리니

팔공산 백홍암

다듬돌 안고 조는 괭이와

옴실봉실

봄맞이꽃

봄이 가만히 번져오는 산중 암자의 풍경이 맑고 환하다. 이승의 삶이 이별과 떠돎과 대립과 상처, 죽음의 연속이라는 시인 내면의 전제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은 그런 불화와 부조화의 삶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산사에 찾아오는 봄처럼 자연의 맑은 소리와 깨끗한 햇살이라는 신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