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창 룡
저 한없는 거부의 유연함
갇혀 있기 싫다고 끊임없이
유리벽을 들이받으니
워낙 부드러워서 자해하지도 못하는 저
물렁물렁한 것이 어찌 정력제가 된단 말이오
의문을 품으면서도
나는 추어탕을 시켰다
온 마을 미꾸라지가 집단으로
잡혀왔을까
서로 몸을 비비기를
한시도 쉬지 않는 모습
들여다보고 있으니 자꾸 눈물이 난다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집단으로 발가벗긴 채
어항 속에 갇힌 적 있었던가
가루가 되어서도
매콤한 국물이 되어서도
비폭력의 저항을 굳게 믿은 적 있었던가
무저항의 저항이야말로
진짜 힘이라고 목청껏 외친 적 있었던가
한 그릇 추어탕을 먹으며 시인은 수조 속에서 몸을 비비며 꿈틀거리는 미꾸라지를 보고 있다. 시인은 미꾸라지들이 서로 엉키며 움직이는 것이 쉼 없는 교감과 연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기억 속에 실재하는 갇힘과 비폭력 저항의 시간들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리라. 미꾸라지처럼 현실에 순응해가는 자신을 씁쓸하게 들여다보는 시인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