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찾는다 해양 블루오션 포항
(9) 호랑이 꼬리, 포항의 상징 `호미곶`

▲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조형물 `상생의 손` /경북매일 DB

동해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항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낭만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관광지다.

포항에는 영일대해수욕장 등 유명 해수욕장과 경북동해안 최대 규모의 죽도시장, 내연산 12폭포 등 가볼 만한 곳이 즐비하지만, 그중에서도 포항의 호미곶은 매해 연말과 새해가 되면 일출을 감상하려는 인파들로 북적이는 이름난 관광 명소이다. 특히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조형물 `상생의 손`은 상생과 화합을 의미하고 있으며 포항이라고 하면 바다 위에 솟아올라 있는 손 모형을 바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포항을 대표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히 `해를 보는 곳`으로만 유명했던 포항의 호미곶은 포항시와 경북도, 나아가 국가에서도 가치에 주목, 복합해양관광단지로의 투자와 개발을 앞두고 있어 향후 포항의 해양관광 활성화에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에 있는 호미곶 등대.
▲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에 있는 호미곶 등대.

□ 한반도의 가장 동쪽 호미곶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 꼬리 해당 `조선십경`에 꼽혀
해가 가장 먼저 드는 해맞이 명소 수십만 인파 몰려

호미곶은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해 한반도 지형상으로 보면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과거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며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해 측정한 뒤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했다고 전해내려온다. 또한 16세기 조선 명종 때의 풍수지리학자 격암 남사고는 호미곶이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제일의 명당이라 칭했고,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호미곶을 조선십경의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이후 일제침략기 당시, 일본이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자 호미곶에 쇠말뚝을 박아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으려 했고 한반도를 연약한 토끼에 비유해 이곳을 토끼꼬리로 비하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이에 해마다 해맞이 축전이 열려 수십만의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주변에는 바다화석박물관, 전망대 등을 갖춘 새천년기념관과 더불어 국내 최대 규모의 호미곶 등대와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풍부한 인문적 관광자원도 갖추고 있다.

▲ 대보항 트릭아트
▲ 대보항 트릭아트

□ 호미곶면 대보항, 새로운 해양문화공간으로

2021년까지 100억원 투입… 관광·휴양 벨트로 조성
주변 관광지와 연계, 해양문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

호미곶의 아름다운 해상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국립등대박물관, 해맞이광장, 구룡포항, 신창리 어촌체험마을 등의 주변 관광 인지도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포항시에서도 국가 어항인 대보항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앞으로 대보항이 해양관광의 중심에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대보항을 주변 해상 관광지와 연계, 국민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노후화된 어항 시설을 정비하기 위한 실시설계 용역이 지난달부터 추진 중이다. 대보항은 지난 1995년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기본시설 재검토(도제신설)를 통해 전체시설을 완공했다. 이 용역을 통해 기본시설 완공 후 장기간 경과로 노후된 어항 시설(물양장 845m 등) 정비, 어항구역 내 환경개선을 위한 공중화장실 및 어구보관창고 신설, 유휴공간을 활용한 해양문화 친수공간 조성 등에 대한 상세 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지난 4월에는 포항시의 호미곶권역 거점개발사업이 해양수산부의 `2018년도 어촌분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신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아름다운 미(美)항이 상생하는 행복한 호미곶면`이라는 비전으로 `해양자원의 보고, 미래가치 창조의 호미곶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향후 4년간 100억원(국비 70억원, 지방비 3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기초생활기반 확충(어촌주민 문화복지센터 건립 등), 지역경관개선(대보항 경관조명 설치 등), 지역소득증대(돌게잡이 체험장 조성 등), 주민참여교육 등의 사업을 추진해 호미곶권역을 관광·휴양 벨트로 조성하게 된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호미곶 해맞이광장을 찾은 관광객은 670만여명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이러한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기존 포항 도심과 해수욕장 중심으로 이뤄지던 지역 관광콘텐츠에 호미곶 일대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호미곶에 위치한 국내 유일 `국립등대박물관`

유물관·등대역사관·체험관 설치… 연 100만명 관람
내년부터는 각국 등대 유물도 한자리서 관람 가능해

호미곶이 더욱 특별한 것은 아름다운 바다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등대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5년 설립된 국립등대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등대 전문 박물관으로 연간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인기 관광 시설이다. 4천39㎡ 규모의 전시관 3개 동(유물관, 등대역사관, 체험관)을 비롯해 박물관 내에 총 416점의 등대 관련 전시물이 비치돼 있다. 체험관에는 소형선박 운항 체험시설 등 해양관련 체험시설 25종이 마련돼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올해 해양수산부가 국립등대박물관을 유물관람·체험·교육 등이 결합된 복합해양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할 계획을 발표하며 박물관을 비롯한 주변 일대의 관광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현장 위주의 체험형 교육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수도 더불어 늘어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등대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97만7천38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관람객 숫자에 비해 규모가 협소하고 교육 공간이 부족해 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1년까지 국비 227억원, 지방비 5억원을 투자해 세계등대 및 항해유물관, 등대 과학관, 해양문화 교육관 등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확대 건립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넓어진 1만1천㎡면적의 전시공간을 보유해 보다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유물관 건물을 증축해 △파로스 등대(세계 7대 불가사의)의 건축기술 등 세계의 등대에 감춰진 과학 원리를 살필 수 있는 등대 과학관과 △흥미진진한 가상 항해 체험(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항해 유물관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새로 건립되는 해양문화 교육관에는 등대문화사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교육실과, 대항해 시대의 항해와 모험 등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4D 영상관 등이 마련된다. 또한 가족 단위 관광객이 하룻밤 숙박하며 관련 교육을 받고 등대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교육생활관도 구축돼 인근 어촌체험마을의 휴양 프로그램과 연계한 인기 여행 코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내년에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등대문화유산전시회`가 끝나면 전시물을 영구적으로 국립등대박물관에 이관하기로 계획돼 있으며, 전시물이 이관되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각국의 등대 유물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거듭나 자연스레 호미곶 일대를 찾는 관광객도 더욱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 지난 4월에 열린 제9회 호미곶 돌문어축제에 참가한 관광객이 돌문어 잡기 체험행사를 즐기고 있다.<br /><br />/포항시 제공
▲ 지난 4월에 열린 제9회 호미곶 돌문어축제에 참가한 관광객이 돌문어 잡기 체험행사를 즐기고 있다. /포항시 제공

□ 관광객 미각 사로잡는 호미곶의 `돌문어`

연 500t만 잡히는 귀한 특산물… 육질 쫄깃하고 단단
호미곶돌문어홍보판매센터 개장, 다양한 수산물 판매

포항시는 국내 최대 문어 생산지이다. 특히 육질이 쫄깃하고 단단해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호미곶의 특산품 `돌문어`는 어획량 연간 500여t으로 희소가치가 매우 높고 품질이 우수하다. 이에 포항시는 최근 호미곶면 대보리에 `호미곶돌문어홍보판매센터`의 문을 열고 호미곶 특산품의 전국적인 홍보에 나섰다. 호미곶돌문어사업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판매센터는 해남 땅끝마을과 포항 호미곶마을(대보2리) 동·서땅끝주민교류사업이며, 지난 2015년부터 추진돼 왔다. 판매센터에서는 호미반도 일원에서 생산되는 호미곶 돌문어와 포항의 인기 특산품 구룡포과메기, 대게 등 수산물을 위생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연중 판매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천혜 비경을 간직한 호미반도 둘레길이 개통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포항을 찾고 있는 가운데 호미곶돌문어홍보판매센터가 호미곶 관광과 연계해 포항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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