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 기

저마다 자기들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좁고

종일 붙잡혀 있는 작은 공간이 좁고

그게 그것인 일들이 좁고

내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은

넘치는 나를 주워 담는 일

그것을 구석구석 쑤셔 박는 일

그 쑤셔 박은 것들이 학! 끌어당겨

나를 휴지통에 쑤셔 박을 때

아! 바다가 보고 싶다

일상이 이뤄지는 시 공간은 극히 단조롭고 여러 한계가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들도 매일 대하는 사물들도 사람들도 권태롭기 짝이 없다는 인식 아래 시인은 그런 답답한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끝간데 없이 펼쳐진 자유의 공간인 바다를 그리워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단순 반복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욕망이 시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