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옥 혜

풀과 나무만 보면 설레고 좋아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어대니

새, 다람쥐, 여치, 매미가 와서 살고

꽃은 나비와 벌을 데리고 줄지어 찾

아와

저절로 한 세상이 열렸다

나무나라 지키려 하루에 땀 한 말 쏟

으니

평화는 서 말로 오고 사랑은 다섯 말

로 솟아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름다움뿐이다

나무와 풀이 나를 어머니 어머니 부

르며

제 몸에 벌레를 잡아달라 하고

웃자란 머리칼을 예쁘게 깎아달라

한다

나무와 풀은 저희들을 돌보느라

애면글면 일하는 내가 안쓰러워

어머니 드세요 하며

싱싱한 열매와 잎을 듬뿍 내밀고

나에게 우주의 비밀이 담긴 편지를

쓴다

전원에서의 소박한 삶의 모습이 생명감 넘치는 한 장 그림으로 다가오는 시다.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으며 땀 흘려 일하는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을 우리에게 건내준다. 무욕과 자연스러움을 좇아가는 시인에게 우주의 자연물들도 스스로 소통하며 다가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