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 철

볼 때마다 꼭이

왼 신은 오른발에 신고

오른 신은 왼발에 신는데

그러나 무슨 상관이람

애초에 무슨 상관이람

왼 신을 오른발에 신고

오른 신을 왼 발에 신고

희옥이는 저 혼자서 신나게 놀다가

신발은 저만치 내팽개친 채

법당 앞 마룻바닥에서 곤히 잠들었다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의 행동에서 시인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의 미를 발견한다. 세상 살다보면 우리는 많은 굴레와 고리에 얽매이고 갇혀 얼마나 불편한 지 모른다.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어린 아이의 행동에서 시인은 가장 자연스러운 우주의 순리 하나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건네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