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택 수

안에서 바깥으로 화르르

자신을 무너뜨리는 나무

자신을 무너뜨린 뒤에야

절벽을 하얗게 쓰다듬으며 떨어져내리는

저 소리없는 폭포

벚꽃나무 아래 들어

귀가 얼얼하도록 매를 맞는다

자신을 온전히 무너뜨림으로, 자신을 무너뜨린 뒤에야 폭포가 되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시인은 평범한 자연의 한 현상에서도 인생의 보편적 진리를 찾아내고 있다. 소리없는 폭포라고 표현하듯이 자신을 온전히 투신하면서 겸허한 자세를 견지하는 자연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며 무언가를 향해 질책하고 일깨우는 듯한 폭포의 모습이지만 그 모습 속에 오만하지 않은 겸허한 모습을 가진 폭포의 속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