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왕 노

세상엔 날개를 포기하려는 것과

날개를 꿈꾸는 것이 있다

두 개의 갈등 사이로 오가다

사지가 찢어지기도 한다

제 영혼이 무거운 것들은

날기보다는

차라리 잽싸게 달아나는

다리를 원한다

날개를 포기한

겨드랑이 털을 쓰다듬을 때마다

생이 가렵다, 아프다

더 이상 꿈꿀 수 없는

저 푸른 하늘이여

하늘을 날기를 포기하고 날기를 그쳐버린 현대인들의 아픈 인식이 이 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영혼이 가벼운 상태로 저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했던 시인들은 사라지고 없다, 영혼이 무거운 것들에 속해버린 존재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의 절망감으로 생이 가렵고 아프다는 고백을 하는 시인을 본다. 그리고 더 이상 꿈꿀 수 없는 저 푸른 하늘의 자유를 아쉬워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