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수

끝이었나, 그것이 꿈이었으리

저 푸른 바다 속 고기 한 마리

등이 푸르른 고기들 틈에

목이 마르던 고기 한 마리

바다에 살면서도

목은 타올라

한 그루 나무가

되어버린 고기!

참이었나, 그것이 참이었으리

저 깊은 산골짜기 나무 한 그루

좁은 잎 넓은 잎 나무들 틈에

키 크고 키 작은 나무들 틈에

불타는 노을이

되어버린 나무

홀로 수평선이 되어버린 나무!

시인은 꿈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의 강렬한 욕망을 표출하고 있다. 푸른 바다 속의 고기 한 마리가 종내는 한 그루 나무가 되고, 그 나무는 끝내 불타는 노을이 되었다가 홀로 수평선이 되어버린 나무에 이르기 까지 시인의 상상력은 뻗어나가고 있다, 이것은 시인 자신이 생명과 빛과 고독을 품은 존재로 화하려는 욕망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