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인접 장점에도 야산 절개지 그냥 방치
노후 인도 등 기반시설 부족해 우범지대화
우현初 개교도 부지가격 줄다리기로 하세월

▲ 포항 우현지구가 뛰어난 경관 등 여건에도 불구하고 절개지 상태로 야산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산사태 위험 등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포항 도심에 맞닿아 주거 적지로 손꼽히는 우현도시개발지구가 산사태 위험에다 학교 등 기반시설 조성이 늦어지면서 기형적 개발 지구로 전락할 위기다.

도심 상권과 불과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북구 우현지구는 지난 1996년 1월 사업이 승인된 뒤 중단돼 오랜 기간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2008년 12월 금호어울림 449세대가 준공된 이후 2011년 3월 풍림아이원 412가구 입주, 삼도뷰엔빌 593가구 준공 등 아파트가 연이어 들어섰다.

또 포항시여성문화회관 인근에는 상가가 조성돼 음식점 등 이른바 `먹자골목`이 형성될 만큼 유동인구도 늘고 있다.

이는 도심 접근성과 복지시설, 도시숲, 포항여중과 여고 등 각급 학교에다 부지 위치가 높아 영일대해수욕장과 포스코 야경 조망 등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소문을 믿고 이주해온 주민들은 막상 지구 중간에 위치한 야산 절개지와 노후화가 심각한 인도 등 기반시설, 가로등 조차 없는 우범지대로 인해 주거 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다.

우현중앙초등학교의 개교 지연 사태도 마찬가지다. 2009년 7월 지주조합이 학교 부지로 지정된 용지를 선원건설에 이전한 이후 갈등이 거듭되고 있다. 결국 지난 3월 주민들이 대책위를 결성하고 5월에는 포항교육청이 조합을 상대로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을 냈지만 오는 2016년 개교 계획은 사실상 이행 불가능하다.

관련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선원건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절개지로 방치된 늘사랑교회 옆 74m 높이 야산의 경우 지난 2011년 6월 포항시의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당시 주거지역으로 해제돼 회사에 막대한 이익이 보장됐다. 실제로 2012년 하반기에 아파트 800여 가구 건설계획이 추진됐으나 2년째 감감 무소식이다.

특히 우현초교 부지를 소유해 학교 개교 지연 사태를 풀 열쇠를 쥐고 있지만 매매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거듭해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포항시의회 김일만 의원은 “선원건설이 토지매입비를 비롯해 사업의 장기화로 입은 어려움에는 이해가 간다”면서 “하지만 종교재단의 관계사로서 사회적 의무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의 해결 의지도 요구되고 있다.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 도시계획변경을 통해 사업을 도운 만큼 행정 조치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절개지 야산 개발을 착공하고 아파트 건설이 어렵다면 매각 등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허성두 포항시 도시계획과장은 “민간인 조합과 시공사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 권한에 한계가 있고 교회와 사업자 간 이견 등 어려움이 많다”면서 “주민 불편에다 도시의 기형 발전 등 문제가 많으므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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