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박목월 문학정신 계승 위해
월성원자력 매년 1억4천만원 지원
10년이상 시인·소설가 대상 선정

2014 동리목월문학상에 복거일 소설가와 김명인 시인의 작품이 각각 선정됐다.

동리목월상운영위원회는 지난 14일 최종 심사위원회를 열어 동리문학상에 복거일 소설가의 장편소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 목월문학상에 김명인 시인의 시집 `여행자 나무`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동리문학상은 경주 출신으로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1억 4천만원(시, 소설 각 7천만원)의 시상금이 수여된다.

한수원(주)월성원자력본부는 지역 출신인 동리목월 선생의 문학정신 계승과 지역사회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를 위해 1억 4천만원을 매년 지원해 한국문단과 전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작은 등단 10년 이상의 시인과 소설가를 대상으로 201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출간된 장편소설과 시집을 대상으로 예심을 거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된다.

동리문학상은 이어령, 김주영, 김지연, 전영태, 문순태 소설가, 목월문학상은 신달자, 문효치, 신규호, 정호승, 이태수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시상식은 12월 5일 오후 6시 경주 보문단지 The-K 경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리문학상 복거일

심사위원회는 수상작 복거일의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는 `높은 땅 낮은 이야기`, `보이지 않는 손`에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완결작이다. 주인공 현이립은 이립(而立)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30대였는데 `한가로운 걱정`에서 어느덧 70대에 육박하는 병든 노년에 이르렀다.

깊은 병이 든 지금도 그는 우주의 종말을 걱정한다. 풀잎 하나에도 이별을 이야기하는 서정과 세상사 모든 일에 대한 한가로운 걱정이 어울려 소설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다. “모든 사람은 죽음이 끝이나 작가는 죽음이 끝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힘차게 선언한다. 그런 차원에서 작가 복거일의 동리문학상 수상은 그에게 수여하는 평생공로의 문학적 훈장이다고 평했다.

복거일은 대전상업고등학교(현 우송고등학교 전신)를 거쳐 서울대학교 상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중소기업은행을 비롯해 기업, 연구소 등에 16년간을 근무하다 1983년에 소설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생활을 선언했다. 1987년 소설 `비명을 찾아서`로 등단했다. 이 소설은 대체역사소설로는 드물게 한국 주류 문학계에서 관심받는 소설에 속한다. 이후, 소설에 국한하지 않고 시와 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목월문학상 김명인

심사위원회는 김명인의 시는 중후하면서도 섬세하다.

꾸준하고 성실한 정진을 거듭하면서 흐트러짐이 없는 지속성 속의 변모를 끊임없이 추구하는가 하면, 내면 탐색의 폭이 넓으면서도 치밀하다. 특히 우울한 기억과 상처, 소멸의 어둠마저 궁극적으로는 그리움과 사랑으로 아우르는 사유의 깊이와 무게, 짙게 묻어나는 휴머니티, 일관된 균형감각, 개성적인 시각과 어법들을 웅숭깊게 떠올린다.

지난해 등단 40년을 맞으면서 펴낸 열 번째 시집 `여행자 나무`는 삶을 담담한 시선으로 성찰하면서 오랜 연륜이 안겨준 원숙한 깨달음의 경지, 죽음(소멸)마저도 너그럽게 끌어안는 순응과 달관의 미학을 보여준다.

오염되고 뒤틀린 세속에서의 끈끈한 사랑, 시간과 기억이 우리의 삶에서 갖는 근원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추구해오기도 한 그는 소외되고 헐벗은 사람들을 향한 각별한 연민, 나아가 그 정신적 상처와 흔적들을 따뜻하고 너그럽게 감싸 안는 시랑은 그윽하고 높다고 평가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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