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수비수 김형일
FA컵 16강전 `만점 활약`
수비라인 주전경쟁 예고

포항스틸러스의 2009년 AFC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형일(30·사진)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며 팀의 리그 선두 수성 및 5년만의 AFC 우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앙수비수인 김형일은 187cm의 큰 키와 83kg의 다부진 체격조건을 이용한 저돌적인 수비 스타일 때문에 `글레디 에이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ACL 우승 이후 팀의 주장을 맡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형일은 군 입대로 스틸러야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3년 11월 군 제대 이후 팀에 복귀했으나 자기 포지션은 없었다. 김원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벤치멤버로 전락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FA컵 16강 전반에 김원일이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잡았고 이후 김원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예전의 검투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지난 FA컵 16강전은 김형일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작렬시켰고 연장 후반전이 끝날 무렵 타점 놓은 특유의 헤딩력을 이용해 강수일의 극적인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또한 최근 팀의 K리그 클래식 5경기 무실점 행진에도 김형일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연이어 선발 출장한 K리그 클래식 16, 17라운드에서 높은 공중볼 처리 능력과 강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포항의 수비진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김형일의 수비가세는 포항의 남은 후반기 일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포항은 8월 동안 K리그 클래식과 ACL을 포함하면 8경기가 예정되어 있고 이 가운데 5경기는 원정경기이다.

포항은 김형일의 가세로 탄력적인 선수 운용이 가능해져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게 되었고 포항의 수비라인은 새로운 주전 경쟁의 구도를 형성하며 더욱 단단해 질 수 있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김형일 선수가 많은 역할을 해줬다. 중앙수비와 풀백이 바뀌었음에도 잘해주고 있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형일은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그리고 2009년 AFC 우승 당시의 경험을 살려 올해 ACL에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다. 더불어 기회가 주어지면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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