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새로운 꿈 `영일만대교`

▲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와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길이 8.2㎞의 거가대교의 야경.가덕도-대죽도-중죽도-저도-유호리를 통과하며 지난 2010년 12월 14일 개통됐다.

포항 영일만대교 건설에 앞서 경남 거제시와 부산시를 잇는 `거가대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가대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과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을 잇고 있으며, 길이 8.2㎞, 넓이 20.5m(4차로)에 휴게소 2곳과 영업소 2곳이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포항 영일만대교는 사업계획 초기 전 구간이 교량으로 건설될 계획이었지만 군함 등 군사적 문제로 일부를 해저터널로 건설키로 한 점으로 미뤄볼 때 거가대교의 모습에서 유사한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포항시는 민자유치를 통해 1조2천억원 상당의 예산을 끌어들여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가대교도 1조4천397억원(민자 9천924억원, 국·도·시비 4천473억원)의 비용을 들여 건설됐다. 이같은 점으로 미뤄볼 때 영일만대교와 거가대교는 예산규모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포항 영일만대교가 가야 할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부산 잇는 8.2㎞… 세계 최고수심 해저터널 포함
부산 쇼핑·의료 수요 늘고 거제는 관광특수로 `상생효과`
물류·시간비용 年4천억 절감효과에 대규모 세수 확보도

■ 해외 기획취재 시리즈

① 포항 영일만대교의 필요성
② 국내사례Ⅰ 부산 광안대교
③ 국내사례Ⅱ거가대교
④ 국내사례Ⅲ인천대교
⑤ 해외사례Ⅰ샌프란시스코 금문교(1)
⑥ 해외사례Ⅰ샌프란시스코 금문교(2)
⑦ 해외사례Ⅱ오클랜드베이교
⑧ 영일만대교와 포항의 미래

□거가대로로 인한 부산과 거제의 `상생효과`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로 잘 알려진 `거가대로`는 당초 부산으로 자본과 자원이 빨려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개통 4년을 5개월여 남겨둔 현재 상생 효과가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산은 거제와 통영의 쇼핑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12년 롯데백화점이 거가대로 개통 2주년인 2010년 12월31일을 맞아 고객관리 프로그램인 CRM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1월부터 11월까지 롯데백화점 부산4개점(부산본점·광복점·동래점·센텀시티점)을 이용한 경남 거제·통영지역 쇼핑객은 다리 개통 전인 2010년 1월부터 11월에 비해 2배(109%)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거제·통영지역을 제외한 경남 양산, 김해, 창원, 밀양 등 인근 경남지역 구매고객 증가율(24%)에 비해 4배나 높은 수치다. 이같은 사실은 거가대로 개통에 따른 고객 유입 속도가 타지역에 비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 지난 2012년 거제·통영지역 고객이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으로 사용한 금액은 개통 전에 비해 150억원(129%) 가까이 늘었다.

반면 거제시 뿐만 아니라 통영시도 거가대교 건설에 따른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느끼고 있다. 거가대로 개통 이후 쇼핑·의료·유흥업계의 경우 고객이 거제에서 부산으로 쏠리고 있지만 관광객들은 부산과 울산에서 거제로 몰리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 등 특산물을 다루는 식당가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모습이다. 관광지 인근 수산물 판매점도 호황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며, 거제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신선대, 외도 보타니아,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지심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거제자연휴양림 등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통영시도 거가대로의 덕을 보고 있다. 통영에 위치한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와 사량도, 도남관광지, 해저터널, 욕지도, 동피랑벽화마을 등은 주말, 특히 휴가철이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거가대로의 또 다른 효과

거가대로의 건설은 부산시와 거제시 등은 쇼핑객과 관광객 유입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유류 비용 절감이다.

거가대로 개통 전 부산과 거제를 오가기 위해서는 마산-고성-통영 등을 경유하는 남해고속도로와 국도 14호선을 이용했다. 하지만 거가대로 개통으로 인해 부산-거제간의 거리가 140㎞에서 60㎞로 무려 80㎞나 단축됐으며, 통행시간도 기존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80분이나 단축됐다. 이는 연간 유류비용을 1천600억원이나 절감할 수 있으며 시간비용을 포함한 모든 편익을 따져볼 때 연간 4천억원 이상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음으로 부산과 거제 간 지역이 공간적으로 연결됨에 따라 서부경남(거제·통영·진주 등)까지 부산광역경제권이 확대된 점을 들 수 있다. 이 효과로 서부산권 반경 50㎞ 권역(50분) 내 거제·통영·진주지역의 새로운 배후지가 발생했다. 특히 녹산·신호공단 등 서부산권 개발과 거제 관광·조선사업에 연계체제가 구축돼 부산·경남지역의 대규모 경제 활성화가 도모되고 있다.

부산신항과 거제 조선산업 등 물동량의 원활한 처리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효과 중 하나다.

거가대로 건설로 대전-진주-통영간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및 대구-대동 고속도로를 U-Type형으로 연결돼 남해안·경부고속도로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이는 부산 신항만, 녹산·신호공단 등 서부산권 산업단지, 거제 조선산업의 수·출입 화물물동량 원활한 처리 및 남해고속도로 및 경부고속도로에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주-통영간 고속도로와 부산 해안순환도로와 연결돼 울산-부산-진주간 신교통축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동서를 연결하는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의 핵심프로젝트 기능을 꼽을 수 있다.

광안대로는 서부산권 개발 및 가덕대교 건설 등 가덕도 해양관광단지개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또 거제 장목관광단지 개발과 통영을 거점으로 하는 해양스포츠 활성화 등 천혜의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을 촉진해 관광시장 다변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거가대로는 장기적으로 부산-거제-통영-남해-여수-완도-목포를 잇는 천혜의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과 영·호남 연계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낼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활성화 및 재정 건전화에도 기여

거가대로는 대규모 세수확보에 따른 재정 건전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거가대로 운영기간 40년 중 법인세할 주민세 1조2천억원이 납부되며, 이에 따라 부산과 경남은 각 6천억원 규모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부산시가 지난 2010년 하루 통행량 3만4천729대, 승용차 환산 대수 5만1천283대 등을 기준으로 유류비용 절감과 시간비용 절감효과를 분석했다. 이 결과 승용차 1대당 유류비용 8천700원(6.7ℓ)와 시간비용을 포함했을 때 2만1천680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를 하루 기준으로 환산하면 4억4천500만원(342천ℓ), 시간비용 포함 11억1천200만원에 해당되며 연간 유류비용 1천622억원(1억2천400만ℓ), 시간비용 포함 4천58억원의 금액이 절약되는 것으로 부산시는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침매터널과 사장교 등 2곳은 첨단건설기술공법 도입 및 건설기술 향상으로 향후 예산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청 건설정책담당관실의 곽재환 주무관은 “가가대교의 건설로 부산과 거제는 관광과 물류 등의 많은 부분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또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낳았던 낙동강 물 대립 상황이 해결되는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에서의 상생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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