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츠버그대 마크 노덴버그 총장 특별인터뷰

▲ 포스텍 김용민 총장의 초대로 포항을 방문한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마크 노덴버그 총장이 25일 오전 포스코 국제관 1층 VIP룸에서 본지와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스텍 김용민 총장의 초청으로 피츠버그의 부활과 쇄신사례를 포항지역에 전파, 공유하기 위해 마크 노덴버그 피츠버그대학교 총장이 포항을 방문했다. 피처버그대는 30여년 전, 철강산업의 침체로 몰락했던 미국의 철강도시 피츠버그가 전문의료시설이 가득 차고,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이 자리잡는 등 미국내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힐 정도로 성공적인 도시로 변모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대학이다. 경북매일신문은 25일 오전 포스코국제관 1층 VIP룸에서 노덴버그 총장과 만나 피츠버그시를 되살린 노하우를 포항시에 어떻게 접목시킬지에 대해 특별 인터뷰를 했다.

시장의 열정적 주도로 피츠버그 재건신화 탄생
포항 재도약 여건 좋지만 `아젠다` 제안자 부족
신산업 유치 위해 대학교수진 연구 아주 중요
民·官·産·學 협력, 헌신에 지역미래 달려있어

-포항에 온 소감은.

△포스텍 김용민 총장의 초대로 포항을 방문하게 됐는데 포항을 둘러보면서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포항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시민들도 친절하고 나를 환대해줬다.

무엇보다도 어제 포스코를 방문했던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회사의 운영규모가 크고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시간이었다.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포스코가 미래에도 탄탄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어제 피츠버그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포스텍 교수를 만났다. 그의 아내와 딸 역시 피츠버그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이것을 통해 나는 두 학교의 `유대관계(Human bridge)`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도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 권 회장 역시 피츠버그대 출신이다.

- 피츠버그 대학과 포스텍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두 학교 간에 차이점이 있다. 왜냐하면 피츠버그 대학은 크고 넓으며 다양한 범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포스텍은 과학과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학이다. 공통된 요소는 각각의 학교가 서로 긍정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텍과 피츠버그는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포스텍 학생들이 갖고 있는 높은 역량과 흥미이다. 피츠버그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학업에 재미를 갖고 있고 또 높은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두 학교 간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간협의체로 시작해 도시 재생을 선도했던 엘러게니컨퍼런스의 창립 배경과 역할은.

△1950년에 처음 만들어진 엘러게니컨퍼런스는 당시 제조 산업이 집중된 데 따른 피츠버그시의 환경문제를 다뤘다.

도시정화를 추진함으로써 피츠버그의 첫 번째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기여했다. 지금은 공공정책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피츠버그 내 주요 회사나 기관들의 대표들이 참여해 함께 도시 발전을 논의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함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엘러게니컨퍼런스에 총장은 물론 주지사, 시장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관료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 각 분야 리더들을 비롯한 피츠버그시장, 주지사 등이 엘러게니컨퍼런스 구성원들이다.

특히 각 분야 리더와 시장, 주지사 역할은 컸다. 24일 `운 좋은 주지사를 만났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당시 주지사는 기술 기반이 경제개발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주요한 계획 사안을 추진할 수 있었다.

시장도 피츠버그내에서 열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가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도시가 점차 변화될 것이라는 것도 미리 깨닫고 있었다.

도시 미관뿐만 아니라 사회 간접 시설에 대한 투자로 주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쳤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엘러게니컨퍼런스 같은 경우에는 조직의 시니어리더들이 큰 역할을 담당했고, 젊은 멘토들 또한 미래를 만들고 계획해 나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사회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내 젊은 리더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를 만들고 계획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된다.

-포항에서 엘러게니컨퍼런스와 같은 협의체를 만드는데 있어 조언을 한다면.

△포항은 이미 좋은 시작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매달 정기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해 지원할 수 있는 인력, 즉 리더들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앞장서서 아젠다(의제)를 낼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기업 대표와 대학교 대표들이 모여 포항의 경제 다각화를 위한 단계적 협력이 필요하다. 피츠버그는 위기를 미리 포착하고 리더들이 계획을 세워 이를 실행에 빠르게 옮겨 성공할 수 있었다. 리더들이 끊임없이 미래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철강산업 일변도인 포항은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포항이 신산업유치를 한다면 어떤 분야의 개척이 필요한가.

△신산업유치에 있어서 핵심 부분은 포항지역 대학 간의 강점들을 먼저 살펴 봐야한다.

대학 교수진의 연구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신지식인과 기업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에선 젊은 지식인들이 많이 있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한다.

-포항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먼저 피츠버그와 한국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싶다.

어제 강연에서 피츠버그시에 대해, 주민들은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 수 십년에 불과한 역사의 진보 과정을 생각할 때 아주 인상적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소외됐던 국가에서 이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로 발전했다. 세계는 지금 급변하고 있다. 피츠버그도 치열한 세계 경쟁 속에 입지를 굳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포항과 포스텍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헌신과 노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담=/김진호 편집국장

kjh@kbmaeil.com

정리=/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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