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락

누나는 쇠비름 줄기를 눈에 끼워

퉁방울 눈 만들어 두 눈 부릅뜨고

어머니는 쇠비름을 통째 뜯어

된장국 끓이러 장독대 뒤로 가고

나는 하지 지나 왼종일 길어진

여름해 넘어가는 서쪽하늘 보며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있었다

돼지풀이었다 잡초였다

쇠비름, 거칠기 짝이 없는 잡풀이다. 시인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아픈 추억 속에 피어난 잡풀을 떠올리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세월을 돌아보고 있다. 하지(夏至) 지나 왼종일 길어진 여름 해가 넘어가는 서쪽 하늘을 한번 떠올려보자. 우리에게도 가난과 더위에 지친 한 시절이 있었다. 돼지 풀 같은, 잡초 같은 가슴 아픈 한 시대가 있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