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진 우

선인장 가시를 입에 물고

여인은 반 지하 방 창문을 노려본다

창밖 수평으로 펼쳐진 마당에 어느덧 봄빛이 번져가고 있다

두 손으로 부풀어 오른 배를 쓰다듬으며

여인은 낮게 웅얼거린다

그 새낀 죽었어, 하지만

나는 너를 꽃피우고 말거야

……( 시의 일부분 인용 )……

이 시는 시인의 상상력에서 시작되고 그 상상력으로 시를 끌어가고 마친다. 이 시의 근간은 여성적인 회임의 상상력이다. 사랑을 잃은 한 여인이 실연의 아픔과 상처를 품고 시들어간다. 사막같이 황폐해진 마음에 피어나는 것은 선인장이고 가시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너를 꽃피우고 말거야` 라는 부분처럼 이 세속도시의 사막에서 강한 생명력을 회복하려 마음 다잡고 있다. 그것이 그를 구원하는 길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