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학·현장 경험 준비된 지도자
“감동의 속도 축구로 팬들 성원 보답”

지난 90년대 포항 축구의 중흥을 일으켰던 포항의 레전드 황선홍 선수가 포항을 떠난지 12년만에 지휘봉을 잡고 귀환했다.

포항스틸러스는 9일 오전 구단사무실에서 황선홍 감독과 입단 계약조건에 전격 합의하고 제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11년부터 3년간이며 계약금과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황 감독이 구단 제시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황 감독은 이회택, 박성화, 최순호 등 포항선수 출신의 감독 계보를 이어받으며 포항 축구 명가 재건에 나선다.

포항스틸러스 김태만 사장은 “팀의 상황과 조건을 불문하고 포항사령탑에 응해준 황선홍 감독을 환영하며 포항스틸러스의 정통성인 `스틸러스 웨이`를 승화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서 팬들을 만족시키는 감동축구를 구현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황 감독을 환영했다.

김 사장은 이어 “포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꽃피운 것처럼 감독으로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장으로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명문구단 포항의 사령탑으로 받아준 구단에 감사하고 선수시절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친정 팀의 감독으로 복귀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인사했다.

황 감독은 또 “팬들이 원하는 좋은 축구를 하고 싶다는 평소 축구철학과 포항의 정통성인 `스틸러스 웨이`가 일맥 상통한다고 느낀다. 속도축구로 상징되는 포항만의 감동축구를 구현해 팬 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 감독은 포항이 배출해 낸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특히 황 감독에게 포항은 특별하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91, 92년 2년간 독일에서 축구를 하다 93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하며 국내 프로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98년까지 포항에서 선수로 뛰며 홍명보, 박태하, 라데 등과 함께 포항의 축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포항의 대표적인 레전드다.

이후 수원과 일본, 전남을 거쳐 2003년 은퇴를 했지만 축구 인생 중 가장 오랜시간을 포항에서 보냈고 또 최고 황금기를 구가했다.

황 감독은 선수생활을 끝내고 지도자 수업을 착실하게 받은 준비된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은퇴 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전남에서 코치생활을 하면서 두 차례 영국 프리미어 축구 유학을 다녀오는 등 항상 연구하는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12월 부산 아이파크에서 감독으로 데뷔해 2008년과 2009년 K-리그 12위에 그쳤지만 관중을 위한 빠른 공격축구 철학을 접목시켜며 올 시즌 8위 도약과 FA컵 준우승 등의 성적을 내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부산은 황 감독의 능력을 인정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황 감독은 계약조건을 떠나 자신의 축구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포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스틸러스 최헌태 단장은 “포항출신의 레전드이자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의 영입은 한국 프로 축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포항스틸러스의 정통성을 잇고 올 시즌 주춤했던 `스틸러스 웨이`의 부활을 통한 고객 감동축구를 다시 선뵐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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