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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쾌의 혀가 /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 막대기 같은 생각 /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최승호 `북어` 부분) 지난 토요일, 서울역사(驛舍)를 빠져 나오는데 풍물소리가 신명나게 들렸다. 광장에는 만장 같은 깃발이 펄럭이고, 한 무리 풍물잽이들의 가락에 뜨거운 햇살도 출렁출렁 흔들리는 듯했다. 그런데 광장에는 두 무리만 있었다. 머리띠를 두르고 노란 조끼를 입은`그들`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신명도 나고 시끄럽기도 한 그 풍물소리를 들은 척 만 척 눈길도
칼럼
등록일 2015.06.03
게재일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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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점점 험악해진다. 사람이든 가축이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새들은 조류독감을 전파하고, 소와 돼지는 구제역 홍역을 겪더니, 급기야 사막지역의 낙타까지 메르스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닥치니 보건당국도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보건당국의 책임이다. 장관 물러가라” 등등 비난의 소리만 난무한다. 이번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바이러스이고, 방역체계 또한 그리 조밀하지 못해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미리 예측하고 `길목`을 지켜 초전박살을 한 덕분에 최소한의 희생으로 마감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메르스와의 대전`을 선포하고, 정부기관 전부가 전사(戰士)로 나서고 있으며, 당초 `수도권의 일`로만
사설
등록일 2015.06.03
게재일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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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괴담`이 난무한다. MB정부 초기 `광우병 괴담`을 돌아보면 유언비어의 해악을 알 수 있다. 가축전염병이 퍼질때나,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이 닥쳤을 때 마다 괴담을 지어 퍼트리는 세력이 있어서 사회를 혼란과 불안에 빠뜨린다. 우리나라는 그런 불순세력을 법치·민주주의라는 명목으로 끌어안고 힘들어 한다. 이번 MERS사태에서도 예외 없다. 보건당국을 믿지 못하니 `괴담세력`이 더 활개를 친다. 공원이나 영화관 같은 사람 많이 모이는 장소는 입장객이 크게 줄고, 물티슈, 항균비누, 구강청결제, 마스크 등이 잘 팔리고, 고깃집은 마늘과 김치가 불티난다. SNS를 통해 “주한미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신종 생화학 무기”“한국에 백신을 팔아먹기 위한 미국의 음모”“메르스는 주한미군 기지에
사설
등록일 2015.06.02
게재일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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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이다. 유월이 되면 짙푸른 녹음이 절정을 이룬다. 그 녹음이 새삼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짙푸른 녹음 속 특별히 경건해지는 곳이 있다. 호국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그 현충원에 2012년 5월, 소방공무원들의 오랜 숙원인 소방공무원묘역이 별도로 조성되었다. 경찰공무원들이 1985년부터 별도 묘역에 안장된 것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길고 긴 각고의 세월이었다. 소방 조직은 부침을 거듭해 왔다. 1948년 정부 수립과 더불어 경찰 산하에서 개청된 조직은 1975년 다시 민방위본부 산하로 흡수되었고, 2004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립 기관인 소방방재청으로 격상되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세월호 참사로 인한 해양경찰청의 해체와 더불어 2014년 본의 아니게
칼럼
등록일 2015.06.02
게재일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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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호수가 있는 곳에는 새들이 오고, 조류학자들과 탐조객과 사진 작가들이 모여드는 관광명소가 된다. 경남 주남저수지는 청둥오리떼가 신비로운 군무를 펼치고, 독도는 `새들의 고향`이란 이름을 얻었다. 창령 우포늪에는 희귀 조류들이 서식하면서 많은 구경꾼들이 `새구경`하러 온다. 예전 그 흔하던 제비가 지금 보기 어려워진 것은 `제비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환경 훼손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실감나게 한다. 그래서 지금은 새 한 마리, 곤충 한 개체가 귀한 대접을 받게 됐다. 과거 일본의 모 지방지에 실린 사진 한 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냇물 징검다리를 농부 한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 흰 두루미들이 물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사진은 곧바로 `환경보호의 상징`이 되었다. `새와 사람이 어울려
사설
등록일 2015.06.02
게재일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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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이익보다 개인이익, 국가 이익보다 당파 이익이 앞서는 사고방식이 나라를 병들게 한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때문에 “식물국회보다 동물국회가 나았다”는 소리가 나온다. 청년실업이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에도 귀를 막고,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당파 이익에 따라 “이것 하나 통과시켜주면, 저것 들어주겠다”는 이른바 `끼워팔기` `조건 걸기`때문에 국민은 분통이 터진다. 국민은 “다음 선거때 보자”고 벼르고 있지만, 1년이 지나면 어느새 잊어버리니,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망각증`을 믿고 느긋하다. 노동계도 국회와 `도찐 개찐`이다. `파업권력`이라는 무기를 수시로 꺼내 든다. 국가이익은 안중에 없고, 내 이익에 조금이라도 손실이 생기면 서슴치 않고 파업무기를 휘두
사설
등록일 2015.06.01
게재일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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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갑질공화국이라고 말하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이 올해 6백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갑을관계나 갑질의 횡포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놓여 있다는 소리이다. 아무래도 법에 의해 상대적으로 엄격히 보호받는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은 고용주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용주에게 감히 불평할 수 없는 피고용인뿐만 아니라 빈곤과 파멸을 피하기 위해 채권자나 은행직원의 관대함에 의존해야만 하는 채무자, 그리고 집주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세입자도 이런 갑질에 놓여 있다. 오늘날 어떤 공화주의자들은 이런 현상을 새로운 지배가 등장했다고 말한다. 예전에 있었던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이제 모두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새롭게 등장
칼럼
등록일 2015.06.01
게재일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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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년이나 끌어오던 RDF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실시협약 및 사업시행자 지정에 대한 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경제성과 환경성과 공익성을 놓고 시의회가 신중한 검토 끝에 `可`를 놓은 것이다.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쓰레기 전기화 사업`이니, 그 공법대로 하면 아무 이상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환경성 문제로 호동 일원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웠다. 가연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니 경제성은 1석2조이고, 연간 90억원 상당의 화석연료 수입대체효과가 있고, 원자력 발전 비율을 낮추며, 신재생 에너지 의무 공급인증서 판매 수입까지 확보할 수 있으며, 매립에 의한 침출수, 온실가스, 악취 등의 피해도 없어지니, 공익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환경
사설
등록일 2015.06.01
게재일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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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처에서 국고 도둑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를 당했는데, 그 뿌리는 깊고도 질겨서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박근혜정부가 그렇게 애를 쓰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이유다. 나라곡간을 드나드는 쥐들 중에는 이른바 지식인 계층이고, 양심 있는 직업군이라 여겨지던 대학 교수들도 끼어 있으니,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하는 탄식이 나온다. 감사원은 최근 국가 연구·개발 참여 연구원 관리실태를 발표했다. 경북대 A교수는 연구원 연구비로 3억8천만원을 받았는데, 그중 2억5천만원을 주식 투자에 사용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전북대 B교수는 연구용역 23건을 수행하며 연구원 48명의 연구비 통장을 직접 관리했는데, 그 중 11명이 유령연구원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될
사설
등록일 2015.05.31
게재일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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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어린이 문학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를 선생 1주기에 맞추어 다녀온 기억이 있다. 당신을 추모하는 어떤 일도 말리셨다지만, 고무신 한 켤레 놓여있던 댓돌에 영정 사진 놓고, 소박하게 모인 사람들이 국화꽃 한 송이씩을 바쳤다. 그저 선생을 기억하고 싶어 모인 사람들은 여느 추모식장과는 분위기를 달리했다.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독자들, 혹은 아이들, 아니면 동네 할머니들이 슬리퍼에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마당가에 앉았다간 눈물을 닦으며 코를 길게 소리 내어 풀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다고 했다. “고무신 신고 추리닝 입고 망태기를 들고 다니면서, 이웃들을 잘 도와줘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같이 좋아했지만,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장례식 때 몰려온 사람들을
칼럼
등록일 2015.05.31
게재일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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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들과 FTA를 맺어 경제영토를 널리는 것도 좋으나, 국토가 작은 나라에서는 농축수산업이 곤경을 만난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갖은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다. 가격경쟁에서 밀려 폐업하는 농민이 늘어나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포기하기보다는 명맥이라도 이어갈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중국 남부지역 원난성이나 푸젠성은 항상 봄날씨여서 꽃산업이 번성하고, 그 값싼 꽃들이 한국 화훼시장을 초토화시킨다. 장례식장에 사용되는 국화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20송이 한 단 가격이 한국산은 1만2천원인데, 중국산은 7천원 이하이다. 한국절화협회는 “중국산 국화가 국내 시장 70% 이상을 점령했다”고 한다. 장례식장의 지름 70㎝의 근조화환 하나 만드는데 국내산 꽃을 쓰면 6만원이지만, 중국산
사설
등록일 2015.05.31
게재일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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