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선거구 2차 경선 발표
새로운 얼굴 원하는 지역 여론
눈높이 맞춘 시스템 공천 필요

대구 경북지역의 ‘현역불패, 신인횡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28일 대구·경북(TK)지역 11개 선거구에 대한 2차 경선을 발표한 결과 현역의원들은 대부분 생환한 반면 신인들은 아예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인적쇄신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새 피가 수혈되지 못한 TK지역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관련기사 3면>
TK지역의 현재 공천 상황을 살펴보면 현역의원들이 대다수 생존했다. 윤재옥(대구 달서을), 추경호(대구 달성), 이만희(영천·청도)·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28일 발표된 2차 경선 결과에서도 현역의원 대다수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유일하게 패배한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의 경우 도전자가 재선 대구시장 출신인 권영진 전 시장이다. 결과적으로 TK에선 정치신인이 아무도 승리하지 못한 셈이다. 향후 있을 결선 투표와 추가 경선에서도 현역의원 생환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현역의원 3명만 더 공천장을 받는다면 2008년 18대 총선 58.3%를 넘어 ‘생환율 60%’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 프리미엄의 위엄이 이번 경선에서 발휘됐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김상훈(대구 서) 의원 등은 감산점을 받는 등 페널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당내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간 TK지역 정가에서는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이 현역에게 매우 유리한 구조”라며 “경선으로는 현역 기득권을 깨기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있었다. 실제 TK지역은 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현역이 더욱 더 유리했다. 현역 의원이 감점을 받더라도, 지역구 관리를 보통 이상으로만 했다면 구조적으로 현역의원이 질 수 없는 판으로 짜여졌었던 것. 현역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데다 오랫동안 당원 명부를 가지고 지역구를 관리해 왔었기 때문이다. 

반면, 도전자의 경우 인지도도 낮은 상황에서 경선전이 시작돼야 당원 명부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선 이런 식의 시스템 공천이 이뤄질 경우 정치신인은 TK정치권으로 아예 들어오지 못할 것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공천 기조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현역의원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선택을 했다. 공천 갈등으로 소란스러운 민주당과 대비되며 지지율 상승이라는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말하자면 세대교체, 인적쇄신 등 혁신은 이뤄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기기 위한 선수를 뽑는 데 치중한 국민의힘 선택은 이번 총선에서 유리할 수는 있을지언정 인적쇄신과 혁신 면에서는 실패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뻔한 결과’에 TK지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를 방지하기 위해 컷오프 대상도 경선에 많이 올린 것 같다. 이 경우 감점을 확실히 줬어야 했다”며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지역 여론의 눈높이에 맞춰 시스템 공천 방향도 변화를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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