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제비갈매기 부화 속속 성공
모래섬 23번 둥지 첫 출산 기록

국내 최초로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번식을 성공한 쇠제비갈매기 가족인 ‘인공이, 안동이’가족. /안동시 제공

안동시가 국내 최초로 바닷새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의 안동호 인공 모래섬 서식지 조성<본지 4월 24일 1면·4면 보도>에 이어 최근 번식에도 성공해 멸종위기종 생태 환경 복원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6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안동호에 설치한 이후 인공 모래섬에 70여 마리가 쇠제비갈매기가 안착해 산란을 시작했고 지난 1일 이들 가운데 일부가 부화했다.

시는 인공 모래섬에 설치한 태양광발전 폐쇄회로(CC)TV로 일부 둥지에서 2마리의 새끼가 어미 품속에 안긴 장면과 둥지 주위를 노니는 모습, 빙어를 삼키는 장면, 어미가 자맥질을 한 뒤 적신 몸으로 새끼를 더위로부터 식혀주는 장면 등을 확인했다.

첫 탄생의 주인공은 인공 모래섬 23번 둥지다. 시는 첫 번째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새끼를 국내 최초 인공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인공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둘째를 안동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안동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시는 이달 들어 인공 모래섬에 60여 마리의 쇠제비갈매기와 21개 둥지에 46개 알도 관찰했다. 현재까지 부화한 새끼는 모두 13마리, 앞으로 1주일 이내 모든 알이 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산란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인공 모래섬에서는 4월 중순부터 지난달 초까지 40여 개의 산란이 있었지만 밤낮 기온 차이, 호수 수위 증가 등으로 상당수가 부화하지 못한 것으로 조류학자들은 보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부화에는 성공했으나 새끼들이 날 무렵인 생후 18일 전까지 최대 고비”라며 “야간에 천적인 수리부엉이로부터 새끼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조류학자와 함께 고민하고, 쇠제비갈매기가 돌아가는 7월 말까지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앞서 조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물에 뜨는 가로 50m 세로 50m 구조물을 연결하고 실제 모래섬 절반인 가로 50m, 세로 20m, 면적 1천㎡인 바지선을 만들었다. 바지선 위에 배수가 잘되도록 부직포를 깔고 모래 120여t을 얹은 뒤 모래섬과 비슷한 지형으로 조성해 물속에 있는 옛 쇠제비섬까지 옮겨 12개 닻으로 고정했다. 새끼 보호를 위해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 수면에서 새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경사면도 만들었다. 쇠제비갈매기가 인공 모래섬에 과잉 반응할 것을 우려해 쇠제비갈매기와 똑같이 생긴 모형 12개도 설치했다. 쇠제비갈매기 소리를 내는 음향장치를 주기적으로 틀어 낯선 환경을 경계하는 것을 방지했다. /손병현기자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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