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제비갈매기 70여 마리
안동호 인공섬 서식 확인
국내 첫 성공 사례 ‘주목’

2018년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서식지였던 기존 모래섬이 물에 잠겨 사라지자 안동시가 이달 3일 조성을 완료한 인공 모래섬. /안동시 제공

안동시가 국내 최초로 바닷새로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의 안동호 인공 모래섬 서식 환경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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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는 ‘안동호에 갈매기가 산다’<본지 2013년 5월 20일자 1면> 단독보도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5회에 걸친 연속 추적보도로 주목을 받았던 안동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안동호에 인공서식환경을 조성했다. 시는 2013년부터 안동호 모래섬(일명 쇠제비섬)에 6년 연속 날아든 쇠제비갈매기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지난 3월부터 대체 서식지 역할을 할 인공섬 조성을 지난 3일 완료했다. 2018년 봉화와 태백 등 안동댐 상류에 많은 비가 내려 수위 상승으로 기존 모래섬이 물에 잠기며 서석환경이 사라진데 따른 것.

조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물에 뜨는 가로 50m 세로 50m 구조물을 연결하고 실제 모래섬 절반인 가로 50m, 세로 20m, 면적 1천㎡인 바지선을 만들었다. 바지선 위에 배수가 잘되도록 부직포를 깔고 모래 120여t을 얹은 뒤 모래섬과 비슷한 지형으로 조성해 물속에 있는 옛 쇠제비섬까지 옮겨 12개 닻으로 고정했다. 새끼 보호를 위해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 수면에서 새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경사면도 만들었다. 쇠제비갈매기가 인공 모래섬에 과잉 반응할 것을 우려해 쇠제비갈매기와 똑같이 생긴 모형 12개도 설치했다. 쇠제비갈매기 소리를 내는 음향장치를 주기적으로 틀어 낯선 환경을 경계하는 것을 방지했다.

안동호 한가운데 만든 모래섬에 쇠제비갈매기 70여 마리가 번식하는 것이 23일 확인됐다. 안동시는 또 인공섬에서 쇠제비갈메기가 짝짓기에 이어 둥지를 틀고 산란을 시작했고 빙어를 잡으려고 자맥질하는 모습과 잡은 먹이로 암컷 환심을 사려는 수컷 구애 장면도 관찰했다. 이로써 바다새인 쇠제비갈매기가 7년 연속 안동호를 찾은 기록을 이어갔다.

쇠제비갈매기가 내륙 안동호를 찾는 것은 빙어와 같은 풍부한 먹이가 있는 데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동시는 인공 모래섬 주변을 쇠제비갈매기 번식 활동이 끝나는 7월 말까지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지도·단속한다.

호주에서 1만km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내륙 민물 호수인 안동댐에 날아와 작은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한때 낙동강 하구가 3천∼4천 마리가 살던 국내 최대 서식지였으나 해마다 개체 수가 줄다가 몇 년 전부터 자취를 감췄다.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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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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