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획취재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관광활성화 어떻게 할까

▲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더불어 우수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수한 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문학의 저변을 확대해 지역 관광활성화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할 것이다. 사진은 동리목월문학관 전경.
▲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더불어 우수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수한 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문학의 저변을 확대해 지역 관광활성화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할 것이다. 사진은 동리목월문학관 전경.

요즘 행복과 삶의 질이 화두다. 특히 `문화의 시대`라 불리면서 문화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21세기는 관광의 시대로 관광은 경제와 연결돼,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관광은 지역의 경제와 브랜드가치, 국민의 삶의 질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다.

최근들어 지방자치가 정착되고 문화를 국가발전의 정책목표로 삼으며 `지역의 시대`, `문화의 시대`가 동시적으로 진행되면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은 더 증대됐다. 이중 지역문학관 설립과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문학관이 다른 문화시설에 비해 그 지역과 관련돼 있는 작가와 작품을 주제로 하기에 지역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고, 지역적 배경을 바탕으로 주민들을 정서적으로 통합할 수 있으며 주민생활과 관련해 그 활용가능성이 넓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문학관 건립으로 해당 지역 문학인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고, 작가들의 작품에 지역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문화산업이 지역 먹거리 창출
국내외 성공사례를 본보기로

내년 개관 10주년 앞두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 아이디어 필요

국제도시 경주 강점 최대한 활용
문화예술 융성시대 준비해야

■ 글 싣는 순서

① 영국 셰익스피어 생가 세계적 관광명소 비결
② 프랑스 파리 3대 문인(文人)박물관 성공사례
③ 프랑스 파리 빅토르위고박물관의 성공 비결
④ 국내 문학관 벤치마킹- 황순원·김유정문학촌
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대담
⑥ 이문열 작가 대담
⑦ 동리목월문학관의 나아갈 방향 제언


본지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영국 셰익스피어생가와 프랑스 파리 빅토르위고박물관·발자크 박물관·낭만주의 박물관, 경기도 양평 황순원 문학촌·강원도 춘천 김유정문학촌의 성공사례를 비교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섯 박물관의 공통점은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더불어 우수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우수한 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문학의 저변이 확대돼 지역 관광활성화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은 안타깝게도 공유재적 성격의 지역문학관으로의 발전방안 추진, 지자체의 관심 및 예산 지원 부족, 지역 내 유기적인 체계과 정책 실현 수단의 부족 등의 문제점 등을 해결해야 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이 활성화 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우리나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문학관의 선진사례를 모범 삼아 심층적인 분석과 변화하는 문화 환경 및 선호도의 변화와 추세 등 지역문학관 외적·환경적 요인들을 충분하게 연구 검토해 뉴 미디어 세대의 시대적인 조류 속에서 향후 문학관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기념관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한 예술가의 길을 따라가면서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것은 예술가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가 머물렀던 시간과 공간으로 압축된다. 기자가 앞서 소개한 선진 문학박물관들은 작가의 삶과 연관돼 있거나 그의 작품을 토대로 하거나, 아니면 그의 작품 속 배경들을 옮겨 놓은 곳이었다. 그 곳에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면서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고, 관광이 되고, 산업이 되어 그 나라 경제의 한 축까지 걸머지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즉 예술가를 활용한 문화산업이 각 나라마다 점점 더 정책적으로, 전략적으로 기획돼 관광산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은 지난 2006년 3월 한국문단의 거봉 김동리와 박목월 선생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문화체험장소로 육성코자 개관했다. 개관 9년이 지난 현재 동리목월문학관은 개관 당시와 달라진 점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집중적인 발전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경주시는 시장의 업적을 짧은 기간 내에 나타내기에 좋은 콘텐츠를 찾아내야만 했고 그 결과가 지역출신 문인들을 기념하는 문학관 건립으로 이어졌다. 이는 문화예술의 발전이 중앙 중심으로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경우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마땅한 문화콘텐츠가 없었던 데다 전시행정에 익숙한 관료들의 짧은 문화적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문단에 명성을 날린 두 작가의 고향인 경주시는 척박한 예술지형을 가진 지역문화계의 현실에서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부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시 경주시장은 사업비 40억원을 들여 문학관을 우선 건립했고 두 문인을 기리는 사업을 적극 개발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문학관 전시실을 기본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상설 프로그램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문예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국문학관협회에서 시상하는 우수문학관으로 선정되면서 도시브랜드 이미지 향상, 외부인의 지역방문 촉진 등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지역의 우수한 문화 관광 인프라에서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에도 불구,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관이래 지금까지 9년 동안 관람객 입장료 수익도 고작 1억8천여만원에 불과해 매표소 직원 한 사람의 인건비도 해결 못하는 것과 함께 문인의 생애에 대한 치밀한 조사나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 문학관 운영에 대한 깊은 고민은 적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 양평 황순원문학촌의 경우 작가의 생애를 오롯이 만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문인의 삶과 작품에 관련된 이야기를 끌어내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찾는 이들의 정감과 유대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유료 입장객이 가장 많은 문학관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전국 최우수문학관에 선정되기도 했다는 점, 그리고 영국 셰익스피어생가도 마찬가지로 연간 600만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은 문학관 활성의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동리목월문학관의 관광활성화와 관련된 문제점은 무엇일까. 문화관광 인프라 분야에서 지니고 있는 문제점은 예산 문제에 연결되며 예산이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의지가 모두 포함된다.

동리목월문학관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자체의 장기적인 계획 없는 치적 쌓기 사업개발과 지방재정의 한계로 문화관광 부문에 넉넉한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오늘날 지역사회는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유한 문화예술 인프라의 활성화로 지역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문화예술 인프라의 기본적 역할을 예술가의 삶을 추모하고 문학정신을 재조명함으로써 교육 문화 관광 기능을 하는 것이나 이제는 문학관에서도 관광활성화와 관련, 우수사례 창출을 통해 지역과 나아가 국가의 위상을 드높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를 위한 준비

경주시는 세계적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문화유산 역사 도시다. 이 같은 명성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다른 지역의 사례를 답사, 조사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문화유산을 가진 도시의 품격에 걸맞는 도시기반 구축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된데 이어 4월에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개관해 국제회의 중심도시로의 서막을 열면서 관광객 2천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개관도 하기 전에 제14차 세계한상대회와 국제레이저세미나, 마이크로타스 2015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유치했다.

경주는 G20, 세계관광총회(UNWTO)와 FAO아태총회 등의 메이저급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고,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의 보고인 만큼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재삼 확인했다.

지난 4월 12~17일에는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높은 경제적 파급 효과와 도시 이미지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가 되기도 했다.

개관 후 첫 행사로 지난 3월 9일 개최한 `2015 한국마이스연례총회 및 마켓플레이스` 참가자들로부터 국제회의 주최자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그리고 가장 컨벤션하기 좋은 국제회의 도시 경주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국내 최고의 역사도시로의 명성과 자부심을 보여주기 위해 개최한 이 행사에 대해 행사에 참가한 한 마이스 전문가는 “경주 하이코(HICO)가 가장 한국적인 컨벤션센터이나 전시회를 열기에는 지역 인구가 적고 산업기반도 약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관광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를 위한 준비의 시작으로 동리목월문학관은 경주시의 정책과 지원을 통해 정체성 확립과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 연구함으로써 국부 창출과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주시는 신라궁성 복원 등 대대적인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바로 `문화융성시대`의 핵이 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지속적 연구 필요

동리목월문학관은 외국의 문학관과는 달리 대부분 전시 및 행사위주다.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지역 활성화를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고 또한 문학관이라는 공간은 지역민의 삶이라는 요소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문학관 운영자는 문학관 운영 프로그램의 취지를 지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이해시키고 아이디어 창출 등 협조를 지역민들에게서 얻어낼 필요가 있으며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에는 예산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경주시의 직접적 예산지원과 간접적 행정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주위 관광지와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각 지역문학관들의 교류를 통해 프로그램 중복을 피하고 프로그램 연계와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빈약한 편인데 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문학동아리, 지역문화단체나 시설과의 프로그램 연계, 문학 작가모임 등 주민참여를 유도하고 나아가 지역대표, 기부자, 사업가 등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주민 참여가 활성화 되지 못한다면 기업홍보 및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하는 외부 투자 및 지원이 이뤄지기 어렵다. 주민참여로 지역문학관을 통해 문학인과 지역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과 일반인 등이 서로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시설 지원 또한 이뤄져야 한다.

 

□지자체 안정적 재정 지원·시민 관심 수반돼야

지역의 우수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 육성해 지역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자체의 안정적 재정 지원과 운영의 전문화를 통한 재개발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문학관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책 기반을 정립하고 특색 있는 차별화된 문학관 육성을 위한 연구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등 당면한 사항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동리생가 복원, 목월생가 활성화 등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정책 기반 부문에 대한 관심과 투자 증대가 필요하다. 전문가 그룹 등을 통한 체계적인 문학관 활성화 방안 수립, 시설 확충 및 기획 인력 및 직원 보강, 지자체의 전담 조직 및 예산확대, 지역 기업의 인프라 확충 투자 확대, 자원봉사자 및 자원봉사단체들의 참여를 위한 마케팅 지원 확대 등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재정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뒤따라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지역 발전 동력 창출을 위한 시민의 관심과 의지가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

※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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