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교사의 인성밥상

밥투정 하는 아이가 있다.

왜 밥투정을 할까.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이 먹기 싫은 밥을 억지로 먹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도 않고, 또 왜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더군다나 늘 같은 반찬의 밥상이라면, 밥투정하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투정도 계속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은 은연중에 만들어지지만 한 번 들인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그런데 그 습관이란 것들은 부족할 때도 생기지만 반대로 넘칠 때도 생긴다.

나쁜 습관은 전자보다 후자일 때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럼 투정을 고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건 반대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1. 프롤로그
2. 첫번째 밥상 : 인성 교육 곱씹기
3. 두번째 밥상 : 담백한 인성 교육
4. 세번째 밥상 : 의미 교육
5. 네번째 밥상 : 메아리 교육
6. 다섯번째 밥상 : YHY 교실
7. 여섯번째 밥상 : 과수원 길을 따라서
8. 일곱번째 밥상 : 자연 옮기기-생태도감
9. 여덟번째 밥상 : 자연의 밥상-노작교육
10. 아홉번째 밥상 : 공동체 밥상 -마을학교
11. 열번째 밥상 : 맛있는 인성 밥상 완성

모든 것이 넘치는 시대
스스로 찾아낼 기회를…
좋아하는 이야기로 공감대
밥상의 즐거움 깨우쳐줘야


부족해서 생긴 것은 넘치게 해주면 되고, 넘쳐서 생긴 것은 부족하게 해주면 된다.

밥투정은 배를 고프게 하면 된다.

그래서 스스로 밥을 찾게 하면 된다. 그 때 아이에게 밥 먹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면 된다.

즐거움도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즐거운 투정은 즐거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 변화는 처음에는 밖으로부터 오지만 즐거움이 거듭될수록 그 변화는 안에서는 일어난다.

지금 학생들은 어쩌면 투정을 하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넘치는 시대를 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이유, 시험을 치는 이유, 학교에 가는 이유에 대해서 학생들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준 부모와 교사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막연한 이야기를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암기시킬 뿐이다.

그러니 학생들은 학교에 재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학교와 가정이 주지 못하는 재미를 게임과 스마트폰이 주었다.

그 재미는 어른들도 중독시켰다.

그러니 아이들은 더 쉽게 중독 될 수밖에. 디지털은 굳이 친구가 필요치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었다.

그럼 아이들은 영원히 디지털 섬에서 혼자만의 즐거움에 빠져 살아야 하는가.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느림과 기다림`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우리 아이들을 밥상에 앉게 하자.

아이들이 스스로 밥상 앞에 앉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준비해서 아이들을 밥상 앞으로 오게 하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도 좋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준비하자.

그 이야기를 우리는 인문학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부모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 밥상도 게임만큼 충분히 즐겁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이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한 두 번 해서 안 된다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밥상의 즐거움을 느끼면 그 때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야기의 주제는 `왜?` 왜 밥을 먹어야 하는지,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배려와 희생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

이 때도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지금부터 인내를 갖고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맛있는 인문학 밥상을 준비하자.

/이주형 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주형 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