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진실(眞實)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는 온통 유치하고 낯 뜨거운 `진실한 사람 찾기` 게임이 한창이다. 지난 20일에는 아예 `진박`을 자처하며 20대 총선 대구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6명의 `진실한 사람들`이 대구 남구의 한 식당에 모였다. 이른바 `진실한 6인방` 모임이다. 이날 참석자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 정부의 장관·청와대참모 출신으로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의 주체들이다. 대구 동구갑의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대구 서구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대구 중·남구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대구 달성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대구 북구갑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대구 동구을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이다. 이들은 각각
삼권분립제의 폐해일까, 대통령 중심제에 젖은 대통령의 독선일까. 13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담화를 본 상당수 지식인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놓은 반응들이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담화는 안보와 경제 두 축의 위기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위기타파를 위해 국민이 나서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선거구획정도 안되고, 국가경제와 국민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법안들도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한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년담화를 되짚어보면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지난 금요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도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법안들이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한 것이 이 나라의 안보와
`한국이 낳은 천재 물리학자 이용후는 노벨상의 명예와 보장된 영화를 버리고 돌아온 조국에서 핵 개발 도중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임을 당한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까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이해하기 어려운 죽음을 당하게 된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묻혀버린 비밀 유산과 그것을 찾으려는 미국의 음모가 시작된다. 10여년 후, 한 기자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데….` 10여년 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줄거리다. 이 소설은 구소련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영원한 우방이 돼줄 것처럼 굴던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보듯 자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일순간 철수해 버리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해 `아시아는 아시아인들의 것`이라며 아시아 안보에 발을 빼는 듯한
`딸랑딸랑!`포항 죽도시장앞 국민은행 사거리에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성탄절을 앞둔 거리엔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추위를 이기지 못한 탓이다. 이렇듯 추운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온정이 그리울 때다. 성경에서는 이웃을 사랑하자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태복음 7장 12절)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태복음 25장 40절) 자비를 강조하는 불교 역시 이웃사랑을 강조한다. 법구 비유경에서는 “곡식을 얻으려면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하고, 큰 부자가 되려면 보
“살아갈 권리와 마찬가지로 죽을 권리도 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신이나 가족의 결정으로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돼 입법화를 눈앞에 두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터져나온 반응들이다. 연명의료란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으로 임종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임종기 환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는 `연명의료 결정법`은 찬성하는 주장도 많지만 반대의견도 적지않아 논란이 많았다. 사람들은 누구나`오래 살고싶다`는 욕망을 갖고있다. 그렇다 해도 삶의 끝자락에서 회복할 수 없는 병에 빠져 고통스런 삶이 반복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세상에 태어난 사람치고 성공한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1803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산문가이자 사상가이며 시인이었던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적인 삶을 명쾌하게 정의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날마다 많이 웃게나/지혜로운 사람에게 존경받고/ 해맑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들에게 인정받고/ 거짓된 친구들의 배반을 견뎌내는 것,/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알아보는 것,/ 튼튼한 아이를 낳거나/ 한 뼘의 정원을 가꾸거나/ 사회여건을 개선하거나/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자네가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시 `성공이란` 전문)
누구나 잘 아는 심청전의 얘기다. 눈 못 보는 심봉사의 딸 어린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중국상인들에게 팔려 바닷물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심청은 죽지않고 오히려 왕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아버지를 찾기위해 맹인잔치를 벌인다. 그때까지 눈을 뜨지 못하고 있던 심 봉사가 맹인 잔치에 나타나고, 아버지를 본 심청은 그의 목을 얼싸안고 이렇게 통곡했다.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뜨셨소. 몽은사 화주승이 공들인다 하더니만 영검이 덜혀선가. 아이고 아버지, 인당수 풍랑중에 빠져 죽은 심청이 살아서 여기 왔소.” 이 말을 들은 심 봉사, 심청이의 얼굴을 부여잡고 통곡한다. “아니, 누가 나더러 아버지라고 혀. 나는 자식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오. 내 딸 심청이는
가을이 깊었다. 단풍은 어느새 절정을 넘어 끝물로 치닫고 있다. 길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보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쓸쓸하다고 한다. 낙엽을 보는 그네들 마음이 쓸쓸한 것이다. 떨어지는 이파리를 보면서 `찬란했던 내 젊음도 저 가랑잎처럼 스러져 가는구나`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한 해가 저물어 한 살 더 먹게 된 내 삶을 아쉬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생은 나고, 자라고, 나이들어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이드는 일은 결코 서글프지 않다. 자연이 변화하듯 우리 삶도 편안하게 나이들 때에 그 삶에 평화로움이 깃들게 된다고 믿는다. 삶을 가을철 단풍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물들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려고 아등바등 몸부림치지 말아야한다.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담
누구에게나 `그때가 좋았어`라고 그리워하는 바로 `그때`가 있다. 그런데 과연 그때는 행복했을까 되짚어보면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걸 알게된다. 흔히 그리워하는, 어릴 때, 젊을 때가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당장 중고등학생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라. 입시에, 학교생활에 시달려 힘들다고 답할 것이다. 대학생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라. 역시 취업준비 하느라, 학과공부 하느라 힘들다고 답할 것이다. 이렇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난 시간은 다 아름답고 좋은 것 같아도 실제 그 시간에 늘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란 걸 알게된다. 한 여론조사에서 10대부터 50대까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세대와 상관없이 1위로 나온 것이 바로 “공부 좀 할걸”
나이를 마흔두살 먹도록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봤다는 남자가 있었다. 왜 연애를 한번도 못했을까 궁금해서 물어보니 간단한 일을 어렵게 생각한 듯 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나는 당신이 좋다”고 말하면 되는데, 그걸 못해서 연애를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가 “나는 당신이 싫어”하면 “알았어”하면 되는데, 싫다는 소리가 듣기 싫고, “나도 당신이 좋아요”라는 대답을 들으려고 하니까 말을 못꺼냈단다. 상대가 싫다고 하면 “알았어”하면 된다.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가 아닌가. 그러면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가서 “나는 당신이 좋다”고 하면 된다. 상대가 “나는 당신이 싫어요”한다고 해서 거기에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다가 어떤 여자가 “나도 당신이 좋아요”하면 사귀면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일이 간단한 것 같지만 참 어렵다. 나 자신도 자녀를 키우면서 소통에 많은 곤란을 겪었다. 사실 신문기자로서 바쁘게 지내느라 아이들과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나로서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몇가지 묻다보면 왠지 질문이 아니라 취재 내지 취조 분위기로 바뀐 경우가 적지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 궁리한 끝에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며 대화하자고 마음먹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게 소통을 위해 쉽고 빠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크는 동안 남달리 공부하라고 성화를 부리지 않았다. 나 역시 어릴 때 공부하라는 독촉을 받는 게 싫었기 때문이었다. 법륜스님은 `엄마수업`이란 책에서 `아이들을
영덕 천지원전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영덕군과 영덕군의회의 동의를 얻어 지난 2012년 영덕읍 석리 일대 320여만㎡를 신규 원전 4기 유치 지역으로 지정 고시했으며, 지난 7월엔 2026~2027년 원전 2기를 영덕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영덕군 주민들로 구성된 `영덕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2010년 영덕원전 유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4만 군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기에 주민투표를 통해 군민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다음달 11~12일 이틀간 영덕읍 덕곡1리 등 20여 곳 투표소에서 전 군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문제는 영덕군의 신규원전 유치에 대한 군민들의 여론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세상을 살다 보면 처음 가본 곳인데 이전에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 똑같은 일을 한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꿈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데자뷰((deja vu·기시감) 현상`이라고 한다. 최근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내게 강한`데자뷰현상`을 일으킨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 측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역사교과서들의 역사서술이 좌편향돼 있어 이를 방치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위배되며, 교과서마다 서술이 달라 학생들로 하여금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통일된 역사관에 의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야당을 비롯한 재야정치권은 물론 역사학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것이 아니라 `병원균`때문에 넘어진 것일 수 있다.” 미국 감염질환학회(IDWeek 2015)가 8일 `주목할 만한 연구`중 하나로 꼽은 논문제목이다. 깜짝 놀랄만한 발상의 전환이 엿보이는 얘기다.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알렉산더 블레어 연구원이 미국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치료한 낙상사고 환자 기록을 분석한 결과, 낙상사고와 감염병을 함께 진단받은 환자 161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73명(45.3%)이 치명적인 `균혈증`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균혈증은 병원균이 혈관 속에 들어가서 몸속을 돌아다니는 상태를 말한다. 원래 혈관에는 백혈구가 있어서 병균이 존재할 수 없는데, 염증이 일부 심하게 발생하면 균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균은 혈관을 돌아다니면 생명
학교 다닐 때는 친구가 제일로 여겨진다. 무엇이든 친구와 함께하고, 부모님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친구에게 터놓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보다 친구를 더 믿고 의지하기도 한다. 어릴 때는 부모에게 의지하다가 학창시절에는 친구에게 의지하고, 이성에 눈을 뜨면 연애에 빠지고, 사회에 나가면 또 직장동료라는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 이것이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런 변화 양상이다. 내가 30대일 때도 그랬다. 이런 변화를 두고 사람들은 “우정이 옛날 같지 않다.” “친구들이 이기적으로 변했다.”고 섭섭해한다. 어릴 때 우정으로 뭉쳤던 친구들이 세월이 가면서 자기 살기 바빠서 자주 만나기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모여도 예전처럼 반갑지 않고 시들하기만 하다. 우정은 있지만 어릴 때 처럼 정겹고, 다정하게 느껴지지는 않
`오 기억해주오/우리가 연인이었던 그 행복했던 날들을/ 그 시절 삶은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보다 뜨겁게 타올랐다네/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너도 알리라, 내가 잊지 못하는 걸/….나를 사랑했던 너, 너를 사랑했던 나/하지만 인생은 사랑했던 두 사람을 갈라놓는 법/너무나 부드럽게,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고서/ 그리고 바다는 모래위를 지우지/하나였던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가을이 깊어간다. 그래선지 소절마다 절절한 사랑과 삶의 회한으로 가득한 샹송 `고엽(Autumn Leaves)`의 가사가 내 가슴을 울린다. 이 노래의 가사는 프랑스의 시인 쟈끄 프레베르가 썼고, 곡은 작곡가 조제프 코스마가 1945년에 초연된 롤랑 프티의 발레 작품 `랑데부`를 위해 만들었다. 1946년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싫어요`를 싫어해 왔던 페이스북이 `싫어요`버튼과 유사한 공감(共感)기능을 추가할 뜻을 밝혀 화제다. 지난 2009년 `좋아요`버튼 기능 추가 이후 요지부동이던 `싫어요` 거부 정책을 페이스북이 7년 만에 공식 포기한 셈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최근 “사람들이 수년 동안 `싫어요`버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와 관련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본사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Q&A 세션에서 “`싫어요`버튼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준다는 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날 “시리아 난민 사태나 가족의 사망 소
“권위는 내가 열망해온 게 아니다” 권위의 상징인 영국 왕위에 올라 최장기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말이다. 지난 9일 오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에서 열린 새로운 열차 노선 개통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분30여초간 한 연설 에서 “많은 사람이 오늘의 또 다른 특별함에 대해 친절하게 언급해줬다”고 운을 뗀 뒤 이렇게 말했다. 여왕은 이어 “불가피하게 기나긴 인생은 많은 이정표를 지나간다. 내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며 “국내외에 있는 모든 다른 이들이 보내준 후의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3천226일 16시간 23분을 넘어서면서 최장 재위 영국 군주라는 기록을 세웠다. 권위(權威)는
최근 보도된 뉴스 가운데 가장 우울한 뉴스를 꼽으라면 우리나라가 11년째 34개 OECD회원국 가운데 1위인 자살률 소식이다. OECD가 발표한 `건강 통계 2015(Health Data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은 10만명 당 29.1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34개 OECD 회원국 평균 자살 사망자수 10만명당 12.1명에 비해서도 2배가 넘고, 11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2위 헝가리(19.4명), 3위 일본(18.7명), 4위 슬로베니아(18.6명), 5위 벨기에(17.4명) 등의 순이었다. 1985년 이후 OECD 대부분 국가의 자살률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한국은 2000년을 기점으로 오히려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철학·법학·의학·신학자인 파우스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깨닫고 스스로 결코 만족을 모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를 하는 데, 악마의 힘을 빌리는 대가로 만약 자신의 삶에 만족해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치면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고 약속한다. 결국 삶의 어느 순간 파우스트는 만족을 하고 이 말을 실제로 내뱉게 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한 순간 목숨이 달아나는 내기를 한 파우스트가 마냥 어리석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인간의 탐욕은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매 순간을 이처럼 만족하고, 감탄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