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반도 동쪽의 저기압과 서쪽의 고기압 사이로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온 탓이다. 또 건조주의보까지 내려져 있는데 강풍까지 불어오니 산불도 염려되고 화재의 발생도 우려된다. 그런데 다음 주까지 빗방울이 떨어지겠다고 하니 수상한 3월의 봄날이다. 길가의 개나리와 계곡의 산수유, 산기슭의 생강나무들이 서로 노란 꽃잎을 피워올려 진달래의 연분홍 잠을 깨우고 있다.

3월 22일은‘서해수호의 날’이다.‘제2연평해전’과 ‘천암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정한지 벌써 9주년이다. 20일부터 전국 각지에는 ‘불멸의 빛’이 켜지며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오후 8시부터 55분간 3개의 큰 빛기둥이 사흘간 쏘아 올려진다. 지금도 북한은 장거리포 등을 발사하며 싸움을 걸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추모행사에 관심 없는 듯 불참이 많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여 55인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등 열의를 보였으니 사상이 반대일까 궁금하다.

23일은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기상기구 WMO가 1950년 세계기상협약을 제정하였었고 우리나라는 1956년 68번째로 가입하여 기후 위기 대응과 기상이변 등에 협력하고 있다. WMO의 올해 주제는 ‘기후 행동의 최전선에서’인데, 여기서 ‘기후 행동’이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 정부, 사회의 모든 노력’을 말하며 일상 속에서 1회용 사용을 줄이는 것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

지표면의 온도상승은 150여 년 전 산업혁명 이후보다 섭씨 1.1도나 올라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남극의 얼음양은 자꾸 줄어들고 있다. 잦은 태풍과 가뭄도 인류에게 두려움을 준다. 북아프리카의 폭염은 섭씨 50도를 넘었었고, 기상이변도 심해져 미국은 한파와 폭우가 덮쳤고 유럽에서는 이상 고온·저온 현상으로 기후가 요동쳤다.

또 23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그 주제는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며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로 물 부족뿐만 아니라 강이나 바다가 오염되면서 먹을 수 있는 물이 줄어들고 있다. 가뭄과 홍수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으니 물 자원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총선도 20여 일 남았다. 각 당마다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무척 시끄럽고 뭐가 뭔지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진흙탕 속 싸움을 보면 참된 국가의 미래가 암담해지기도 한다.

의대 정원도 확정되었다. 2천 명 중 대구·경북 지역 5개 대학은 289명을 배정받아 640명이 됐고, 동국대 분교는 71명, 경북대는 90명이 증원되어 ‘지역의 필수 의료를 살리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환영하지만, 의사가 된 후 몇 명이 지방에 남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면 작년 11월부터 범시민 결의대회와 서명 운동으로 연구 중심 의대설립을 요청해 온 포항시의 꿈은 깨졌는가. 가속기연구소와 바이오 기반 시설이 많은 포스텍이 스마트 병원을 구상해 온 것도 헛꿈이 되었는가….

희망찬 3월, 꽃가루 날리는 광장에 서서 국가의 밝은 미래를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