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유지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으로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렸다. 야당이 본격적으로 두 이슈를 가지고 공세에 나서면 중도층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여당에 대한 증오를 자극하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어 국민의힘으로선 사면초가 형국이다.

대구 중·남구에서 공천을 받은 도 변호사의 ‘5·18 폄훼 발언’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엔 최고의 호재다. 도 변호사는 최근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며 몇 번이나 사과했고 당지도부도 이를 수용했지만, 야권의 공세는 숙지지 않고 있다.

수도권 선거에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악재가 되고 있다. 이 대사는 장관 재직 당시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야당이 연일 이 대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여당으로선 외연확대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동작을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부분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고, 서울 중·성동갑 후보인 윤희숙 전 의원도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라고 해도 총선 후에 내보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이런 논란에다 최근에는 성일종 의원이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잘 된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친일공세’를 받고 있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여야의 막말이 더 거칠어져 걱정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경우 선거판을 증오의 장으로 만들 작정을 한 것 같다. ‘한동훈 특검법’을 공약으로 내건 게 대표적인 사례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입에 올리고 있다. 이러한 험한 언어는 유권자의 정치혐오를 부추겨 선거를 오염시키는 요인이 된다. 득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여야는 난타전을 멈추고 민생문제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