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회고록’

아베 신조 지음
마르코폴로 펴냄

지난 2022년 총격으로 사망한 풍운의 정치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회고록 ‘아베 신조 회고록’(마르코폴로)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일본에서 지난해 2월 8일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은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수십만 부가 팔렸다. 원래 이 책은 재작년 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소위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때문에 아베 본인이 브레이크를 걸어 출판이 연기됐다. 그해 7월 8일 아베 신조가 총에 맞아 사망한 후, 부인(아베 아키에)의 동의를 얻어 출판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의 기자들인 하시모토 고로와 오야마 히로시는 아베 신조가 총리직을 사임한 한 달 후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횟수로는 총 18회, 기간은 약 1년, 인터뷰 시간은 36시간에 달했다. ‘아베 신조 회고록’은 이 모든 인터뷰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일본어 원서에는 ‘알려지지 않은 총리의 고독, 결단, 암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회고록은 자기변명의 요소들이 곳곳에 암초처럼 남아 있다. 한 나라를 이끌었던 전직 총리로서의 아베 신조가 무슨 생각으로 국제정치 무대에 섰고 또한 국내의 산적한 과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아베 신조가 만난 세계 지도자에 대한 평들이 흥미롭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그는 “아무렇게나 1시간 동안 얘기합니다. 길면 1시간 반도 되고요. 중간에 이쪽이 지칠 정도예요. 그리고 무엇을 이야기하느냐 하면 본론은 전반 15분 만에 끝나고 나머지 70~80%는 골프 이야기나 다른 나라 정상의 비판 등이죠”라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한국 대법원의 판단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반일을 정권 부양 재료로 사용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제 앞에서 사법부의 판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표정으로 ‘어떻게든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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