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 유지 결정, 수도권·호남 표심 이탈 우려 목소리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DMZ서 지뢰 밟으면 목발 선물” 사과

여야가 예비후보들의 잇단 말실수에 입단속에 나서는 등 막말 경계령이 내려졌다. 역대 선거에서 막말 파문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적잖기 때문이다.

대구 중·남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도태우 변호사의 ‘5·18 폄훼 발언’을 두고 파장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안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도 변호사의 사과 이후 기존의 공천 결정을 유지했지만 당내에서는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회의에서 도 변호사의 대구 중·남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도 변호사의 두 차례 대국민 사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도 변호사는 사과문에서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동혁 사무총장은 1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도 변호사의 발언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도 변호사의 두번째 (사과) 입장문을 통해 5·18 정신에 대한 도 변호사의 입장이 명확해졌고, 사과의 진정성도 느껴졌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께서도 그 부분까지 지켜봐 주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도 변호사에 대한 공천 유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민주당이 계속 공격하겠지만 후보의 명확한 입장이 있고, 그 입장이 충분히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후보 결정을 취소해야 할 것은 아니다”며 “방어 논리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공직이나 당직을 맡지 않은 일반인 시절 한 발언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봤다. 나아가 과거 발언 논란으로 공천을 취소할 경우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다른 예비후보들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야권의 공세 강화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도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하면 야권의 요구를 수용하고, 공천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천 유지 결정이 수도권과 호남 등 험지나 격전지 표심이 일부 이탈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에 출마한 박은식 비대위원은 “당의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고, 어쩔 수 없다”며 아쉬워했고, 호남지역에 출마한 한 인사는 “지역에서는 사과했으니 공천을 수용해야 한다는 민심도 있지만, 공천 취소를 당하지 않으려고 사과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광주에서 출마하는 후보들은 우려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일종 의원은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잘 된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해 논란이 일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라”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정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 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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