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공천을 신청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만에 철회한 것과 관련해 경북대교수회 등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북대 민주화교수회 등은 지난주 성명을 내고 “총의 비례대표 신청과 철회 과정은 경북대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이라며 “구성원의 신뢰를 잃은 총장은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지금 경북대는 가장 위태롭고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총장이 임기 8개월을 남겨놓고 정치권을 기웃거린 행태는 용납할 수 없으며 앞에 놓인 숱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동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총장도 자유로운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의 상징인 총장은 더 그러하다. 임기 8개월 남겨놓고 비례공천을 신청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사적 이익을 먼저 생각한 경우라고 본다. 경북대는 지난해 부산대와는 달리 글로컬대학 선정에 실패했다. 올해는 반드시 글로컬대학에 선정돼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홍 총장의 이런 행동은 구성원의 결집력을 약화시키고 대학을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다.

지금 지방의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으로 존폐위기에 몰려 있다. 지방거점국립대학 총장으로서 교육적 책무를 다해야 할 입장을 버리고 정치권에 기웃거린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비례공천 신청 이틀 전 대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감 현안인 의대 정원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한 홍 총장의 건의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만에 비례공천 신청을 철회했지만 구성원들의 실망은 크다. 이제라도 심기일전해 흐트러진 구성원의 마음을 결집시키고 산적한 과업들을 푸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지역의 지성을 대표는 경북대의 위상이 흔들리는 일들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