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자유’

카롤린 암링거·올리버 나흐트바이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인문

신간 ‘상처받은 자유’(에코리브르)는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들이 펴낸 사회학적이고 시대 진단적인 신간이다. 책은 비판 이론에 기대어 개인의 자유와 주권에 대한 요구가 민주주의 사회에 위협이 되는 후기 근대의 항의 유형을 분석한다.

‘상처받은 자유’에 따르면 자유는 모호한 측면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진보’라는 말과 손을 잡고 갔다. 그러나 최근 ‘자유’를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은 인류 진보와는 무관하게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독일 문학사회학자인 카롤린 암링거와 바젤대 사회학과 사회구조분석학 교수인 올리버 나흐트바이 두 저자는 이들을 ‘자유 지상주의적 권위자들’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자주 사회적 권위를, 무엇보다도 국가와 전문가를 거부한다. 그들이 인정하는 유일한 권위는 자기 자신이다.

저자들은 “자유를 오직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자기의 유일한 권리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자유를 ‘물화적 자유’라고 규정한다. 저자들은 자유지상주의와 권위주의가 결합하는 양상을 독일의 현실 정치를 자료로 삼아 분석한다. 저자들은 자료를 분석하는 가운데 막스 호르크하이머·테오도어 W.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테오도어 W. 아도르노·엘제 프렌켈브룬스비크·대니얼 J. 레빈슨·R. 네빗 스탠퍼드의 ‘권위주의적 성격 연구’,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등을 참조하며, 그 과정에서 고전적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킨다.

책에 따르면 자유를 둘러싼 갈등의 전개는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정점에 도달했다. 그 갈등은 개인의 행동을 극도로 제한하는 개입주의적 국가의 복귀를 특징으로 한다. 오늘날 시위 현장에 나온 사람들은 전통적 우익과 달리 강한 국가가 아니라 약하고 거의 없는 듯한 국가를 원한다.

“하지만 그들의 때때로 경박한 전복 행위와 다른 견해에 대한 광적인 거부는 동시에 권위주의적 태도를 증명한다. 그들은 취약한 집단과의 연대를 거부하며, 자신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장본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에 대해 언어적으로 무례하고 매우 공격적이다. 그들은 우파적 음모론을 제기하지만, 우파라는 비난은 단호히 거부한다. 개인의 무조건적 자율을 고수하는 이러한 권위주의는 기존의 정치적 좌표가 혼란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저자들은 “이러한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를 사회적 의존성을 배제하는 개인주의적 자유 이념의 징후로 이해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유는 공유된 사회 상태가 아니라 개인의 소유물이다.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는 후기 근대 사회에 반기를 들지만, 그 핵심 가치인 자결과 주권의 이름으로 반항한다”. 책은 ‘계몽의 아포리아’, ‘의존성 속의 자유’, ‘무질서의 질서’, ‘사회적 상처’,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 ‘진리 추구자의 몰락’, ‘세계의 재주술화’, ‘파괴적 원리로서 전복’ 등 총 8장으로 구성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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