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철강…자체 역량 제고에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 필요
포스코 신성장동력 미래소재 전략도 관심

포스코의 신사업 투자 확대 등 포항지역 기대 부응도 과제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위한 지역사회 협조도 풀어야할 문제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 8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사진)이 확정되면서 ’장인화 호(號)‘가 앞으로 포스코의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포항지역에선 포스코가 신사업 투자확대로 지역 경제활성화에 적극나서 줄것을 바라고 있어 이 역시 장인화호가 풀어야할 과제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장 전 사장에 대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다음 달 21일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장 전 사장은 본격적으로 키를 잡고 3년 동안 대내외 파고에 맞서 포스코그룹을 순항시키는 책임을 맡게 된다.

장인화 호는 먼저 주력인 철강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스코그룹 주력인 포스코는 지난해 글로벌 시황 부진 등의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했다.

작년 포스코의 매출은 38조7천720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8.7%, 9.2% 줄었다.태풍 ’힌남도‘ 당시 냉천 범람에 따른 제철소 침수로 타격을 입은 2022년 실적에도 못미쳤다.

해외철강 사업 부문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중국 장가항 STS가 지난해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했다.

최정우 회장 재임 기간 포스코는 이차전지 등 미래소재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 전환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매출의 60% 이상이 철강에서 발생한다.즉 철강이 포스코그룹의 주력인 셈이다.

지난해 경쟁자인 일본제철은 미국의 US스틸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이에 업계에서는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미국의 미래 시장을 일본제철에 선점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생산체제로의 전환도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고도화, 전기로 등 친환경 설비 투자 강화 등 미래 환경에 대응하고 철강 경쟁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

실제로 포스코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이차전지 분야에 집중하면서 철강 부문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장 전 사장이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입사 후 35년 동안포스코에서 철강생산본부장과 철강부문장 등을 지낸 정통 포스코맨으로, 철강 사업 과제를 대과 없이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과 함께 미래소재가 포스코그룹을 지탱하는 중요 축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도 관심이다.

실제 그룹 내 이차전지 소재를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30년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상태다.’시가총액 100조원‘을 향해 뛴다는 각오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통 종합상사의 역할을 넘어 식량·에너지·소재를 ’3각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다만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해 이런 신사업 분야의 투자 전략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때라는 시각도 있다.무엇보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직면한 이차전지 분야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은 “새로운 회장 선임 이후에도 (이차전지 소재 등 부문의) 투자를 되돌린다거나 방향을 크게 바꾸거나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의 우려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이었지만, 최근 수요 둔화와 리더십 교체를 계기로 이차전지 관련 투자가 적재적소에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보고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정기섭 사장 역시 “만약 환경 변화에 따라 중장기 전략 일부의 변경이 수반된다면 투자자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한 통합의 리더십 발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과 노조와의 갈등 등을 해소하고 어수선한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문턱까지 가는 등 사내 위기를 겪었다.

아울러 포스코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의 포항 이전 문제 등으로 껄끄러워던 지역사회와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또 포스코의 미래가 걸린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기위한 포항지역사회와의 협조도 시급히 풀어야할 문제다.

후추위는 장 전 사장에 대해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그룹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