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명물골목 ⑤ 중구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지역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대구 중구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오후 5시30분쯤 찾은 대구 중구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영원한 가객’이라 불리는 가수 고(故) 김광석을 상징하는 대형 기타 조형물과 길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벽화들, 반원형의 소규모 공연장이 거리의 특색을 돋보이게 했다. 인근의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로 주차를 위해 길게 줄 선 차량들이 눈에 띄었고, 추운 날씨였지만 거리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곳은 지난 2009년 ‘별의별 별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방천시장 일원을 개선하면서 태동했다. 이후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을 통해 3단계에 걸쳐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로 조성됐다. 이를 통해 우범지대였던 옹벽 뒷길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재탄생하게 됐다.

중구는 이 거리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매년 김광석 추모행사를 통해 콘서트 등 문화예술행사를 진행하고, 지난해에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리뉴페스타’를 진행해 벽화작품 공모를 통한 벽화 교체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 중구가 운영하는 골목투어 프로그램에도 거리를 포함해 홍보하고 있다.

조성된 지 약 15년이 지난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은 중구를 넘어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됐다. 지난해 전반기에 코로나 여파가 끝난 뒤에도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일부 우려가 제기됐지만, 지난해 말 기준 1년간 약 89만 7천 명이 거리를 방문했다.

이처럼 대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거리 초입부터 곳곳에 ‘임대문의’를 붙어 있는 등 문을 닫은 상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상인회장 금유임 씨는 “몇 년 전에 거리가 한창 활성화됐을 때는 임대료가 비싸졌지만 방문객들이 많아서 유지가됐다”며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방문객이 줄고 예전에 비해 거리가 비활성화된 상태에서 비싼 임대료는 그대로라 상가가 안 채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방천시장과도 맞닿아 있어 방문하는 손님이 많지만 주차 공간은 협소하다. 전용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차량 통행이 잦은 신천대로 입구와 맞닿아 있어 주차장 만차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게 되면 차량 통행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전용 주차장 운영시간 확대와 추가적인 주차 공간 협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현재는 주차장이 용역을 통해 민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상인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용역 기간이 끝난 후 추진하도록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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